빨라지고 간결해진 홍명보號 ‘아쉬운 결정력’

빨라지고 간결해진 홍명보號 ‘아쉬운 결정력’

입력 2013-07-20 00:00
업데이트 2013-07-20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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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려고 노력하는 게 돋보였다.”(유상철 JTBC 해설위원), “골은 없지만 전체적인 밸런스가 잘맞았다.”(신태용 전 성남 일화 감독), “움직임과 짧은 패스 연결이 좋았지만 득점이 없는 게 옥에 티다.”(이용수 KBS 해설위원)

홍명보(44) 축구대표팀 감독이 데뷔전으로 치른 2013 동아시안컵 호주전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스피드와 끈끈한 조직력을 선보이며 최근 침체한 한국 축구에 활력소를 불어 넣었다. 다만 마지막 결정력이 부족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홍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호주와의 2013 동아시안컵 남자부 1차전에서 90분 동안 상대를 강하게 몰아쳤지만 끝내 골문을 열지 못하고 득점 없이 비겼다.

그러나 대표팀은 최전방부터 강한 압박으로 상대의 역습을 차단하는 한편 스페인의 ‘티키타카’ 축구를 보는듯한 간결하고 짧은 패스로 슈팅 기회를 만들어내면서 이전 대표팀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유럽파가 모두 빠진 가운데 국내파 위주로 팀이 짜이면서 선수들의 강한 ‘생존 의식’이 경기에 그대로 투영돼 어느 때보다 속도감이 뛰어나고 완성도가 높은 축구를 팬들에게 선보였다.

◇ 홍명보號의 변화 ‘스피드-압박-템포’

한국은 이날 경기 시작과 함께 강력한 압박으로 중원을 장악하면서 일찌감치 일방적인 공세를 펼쳤다.

최전방에 포진한 김동섭(성남)을 필두로 좌우 날개로 나선 윤일록-고용한(이상 서울),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은 이승기(전북)까지 공격이 차단되면 전방부터 강한 압박을 펼쳐 상대의 역습을 막아냈다.

이 때문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하대성(서울)과 이명주(포항)가 수비부담을 덜고 공격 작업에 힘을 보탤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압박이 잘되면서 한국은 이날 호주에 슈팅 5개(전반 1개·후반 4개)만 내주면서 큰 위기를 맞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날 돋보인 점은 간결해진 패스와 이에 따른 공격 스피드의 향상이다.

수비라인에서 시작된 공격은 중앙 미드필더의 원터치 패스를 통해 좌우 측면 날개로 이어지고, 오버래핑에 나선 풀백으로 연결돼 크로스가 올라가는 공격 작업이 빠르게 전개됐다.

신태용 전 성남 감독은 “볼을 받으러 나올 때 그 자리를 다른 선수가 메워주는 유기적인 움직임이 잘되면서 공격 템포도 빨라졌다”며 “유기적으로 움직이다 보니 선수들도 자신감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을 치르면서 한국 축구의 고질병처럼 자리잡은 백패스와 무리한 드리블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박진감 있게 경기가 진행됐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한국 축구에 가져온 변화였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 역시 “짧은 원터치 패스들이 잘 연결된 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라며 “슈팅 기회를 만들어가는 과정 역시 유기적으로 잘 됐다”고 칭찬했다.

◇ 홍명호號의 과제 ‘결정력을 높여라’

한국은 이날 전후반 90분 동안 무려 21개(전반 11개·후반 10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모두 무위에 그쳤다. 호주의 골키퍼인 유진 갈레코비치(애들레이드)의 신들린 듯한 선방도 한몫했지만 슈팅의 방향이 너무 정직했다.

이용수 위원은 “이날 경기의 옥에 티라면 득점이 없었다는 것”이라며 “공교롭게도 왼발을 쓰는 선수에게 오른발 슈팅의 기회가 걸리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반 29분 김영권(광저우)의 강력한 무회전 프리킥이 몸을 날린 골키퍼 손끝에 걸리고, 전반 종료직전 골키퍼와 사실상 1대1 상황에서 시도한 윤일록(서울)의 슈팅이 골키퍼 가슴을 향한 게 아쉬웠다.

또 ‘왼발 마스터’ 염기훈이 후반 26분 시도한 오른발 슈팅이 수비수 발끝에 살짝 걸리면서 호주의 오른쪽 골대를 맞고 튀어나온 것은 이날 불운의 백미였다.

유상철 JTBC 해설위원은 “득점은 어차피 훈련 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개인 기량에 의존해야 한다”며 “김동섭이 계속 골대를 등지고 볼을 받는 것은 고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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