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간암 여성보다 남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이유 알고보니...

폐암, 간암 여성보다 남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이유 알고보니...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19-02-15 11:18
업데이트 2019-02-1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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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加 공동연구진, 암 종류 결정하는 성차 유전자 4200여개 발견

암세포 이미지
암세포 이미지 미국 암연구소 제공
10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암’은 예전처럼 금방 죽을 병으로 인식되고 있지는 않다. 점점 관리 가능한 질병의 범주에 포함되고 있지만 수많은 연구자들의 분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완전 정복은 멀어보이기만 한다.

그런데 암 발병 패턴을 보면 여성과 남성의 차이가 나타날 때가 많다. 물론 간혹 담배를 피우지도 않고 공기질이 나쁜 곳에서 거주하는 것도 아닌데 폐암에 걸리거나 음주를 하지 않는데도 간암에 걸리는 여성들이 있기는 하지만 폐암이나 간암은 남성들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최근 캐나다와 미국 연구진이 다양한 암조직과 종양세포를 분석한 결과 남성과 여성에게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암들은 생활방식 차이보다는 성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캐나다 온타리오 암연구소, 토론토대 의학생물물리학과, 약학및독성학과, 벡터AI연구소,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UCLA) 인간유전학과와 의대 비뇨기과, 존슨비교암센터, 정밀보건연구소 공동연구진은 2000개의 종양세포(tumor)와 28종의 암(cancer)에 대한 유전체 분석결과 생물학적인 성(性)이 암의 원인이 되는 변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가 13일자에 보도했다. 이들의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논문 출판 전 공개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 최신호에 실렸다.
간암세포 이미지
간암세포 이미지 간암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는 암이다. 최근 연구진이 성별에 따라 나타나는 암의 종류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이언스 라이브러리 제공
종양은 과잉증식해 장기를 침범해 영향을 미치는 조직을 말하는데 이 중 번식력이 강하고 발생 장기와는 다른 주변 장기까지 침투해 생명을 위협하는 것을 악성종양, 흔히 암이라고 부른다. 실제로 양성 종양은 암에 비해 성장속도가 느리고 어느 정도 자라라면 더 자라지 않고 주위 정상조직에도 침투하지 않는다.

폐암과 간암의 경우 흡연이나 음주여부의 차이를 보정한 다음에도 여성보다는 남성에게서 더 흔하게 발병되는데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많은 종양학자들은 지금까지 ‘발병하는 암의 종류에 따른 남녀의 차이는 거의 없다’는 통념이 지배해왔다.

그렇지만 2014년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전임상 연구를 할 때 반드시 암컷 동물이나 여성의 세포주를 포함시키라”는 성차 고려 연구지침을 권고하면서부터 일부 뇌종양이나 진행성 흑색종 같은 암에서 성편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알려져 있는 대부분의 종양과 암세포의 단백질 코딩 유전자와 유전자 발현을 제어하는 DNA 변이까지 광범위한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생물학적 남성에서 발생되는 암 유발 변이는 생물학적 여성에게서 발견되는 변이의 갯수와 종류까지 통계학적으로 현저하게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4285개의 성편향 유전자가 암의 종류와 전이를 결정한다.

남성과 여성에게서 나타나는 암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항암제 개발 과정에서도 이런 성차를 고려해야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연구진은 입을 모으고 있다.

UCLA 폴 부트로스 유전학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종양의 변이를 유발하는 근본적 원인 중 하나가 생물학적 성차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임상시험은 물론 전임상시험에서도 반드시 성차를 고려한 연구가 진행돼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것이며 성차에 따른 암발병을 정확히 이해한다면 예방과 치료 전략을 더 효과적으로 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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