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반구 개최 가능한 곳 33곳뿐… 대부분 실내 경기로 채워질 것”
올여름, 1973년 시작된 우리나라 기상관측 사상 손꼽히는 폭염을 겪었다. 지역적 기상 요인도 있었지만 역시 지구온난화가 많은 과학자가 지적하는 핵심 원인이다.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랜싯’ 최신호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는 점점 가속화해 2088년부터는 지구상에서 여름 올림픽을 볼 수 있는 지역이 크게 줄어든다.열사병 예방지수 또는 열스트레스 지수인 WBGT는 사람의 체온을 올리는 데 영향을 미치는 기온과 습도, 복사열, 기류 4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만든 지표다. WBGT가 21 미만일 때는 안전한 상태이며 21~25는 주의, 26~28은 경계, 29 이상은 위험 또는 매우 위험 단계다.
WBGT 계산 결과 북반구에서 올림픽이 열릴 수 있는 곳은 33곳에 불과했다. 25곳이 서유럽 지역으로, 이 중 15곳이 영국 내 도시들이었다. 이들 지역은 WGBT지수가 26 미만으로 운동경기를 진행하는 데 다소 불편함은 있지만 운영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2020년 올림픽을 여는 일본 도쿄나 2024년 올림픽 유치 희망 도시인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프랑스 파리 등은 70여년이 지나면 올림픽을 개최하기에 부적절한 도시로 꼽혔다.
커크 스미스 UC버클리 공중보건대 교수는 “지구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인류의 축제라는 올림픽이 70년 내에 사라지거나 대부분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경기로만 채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16-09-02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