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감반 고발사건’ 조국·임종석 비공개 소환 방침 논란

검찰 ‘특감반 고발사건’ 조국·임종석 비공개 소환 방침 논란

입력 2019-02-27 11:18
수정 2019-02-2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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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정부 ‘블랙리스트’ 김기춘·조윤선·우병우 공개 소환 ‘대조’

檢 “피고발인 소환은 비공개 원칙”…법조계 “중요인물 비공개 소환은 특혜” 논란 일자
檢 “원칙 밝힌 것”…김의겸 “소환통보 받은 사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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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 입장하는 노영민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
국무회의 입장하는 노영민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과 조국 민정수석이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 기념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2019.2.26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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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UAE 정상회담장 입장하는 임종석 특임외교 특보
한-UAE 정상회담장 입장하는 임종석 특임외교 특보 임종석 UAE 특임외교 특별보좌관이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한-UAE 정상회담에 입장하고 있다. 2019.2.27 연합뉴스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불법사찰 의혹 등을 수사하는 검찰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등 주요 피고발인의 조사 방식과 관련해 비공개 소환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법무부 훈령에 근거해 과거 정부의 전·현직 고위공직자 등을 공개 소환한 것과는 대조되기 때문이다.

27일 검찰에 따르면 김태우 전 수사관의 폭로로 불거진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불법사찰 의혹과 여권 주요 인사 비위 첩보 무마 의혹,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문건’ 사건 등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주진우 부장검사)는 조 수석을 비롯한 피고발인을 전원 비공개 소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지검 관계자는 최근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조 수석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소환과 관련해 “원칙적으로 피고발인 소환은 비공개인 만큼 출석 일정을 밝힐 수 없다”며 비공개 소환 방침을 밝혔다.

조 수석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등이 피고발인 신분으로 수사 대상에 올라 있으며, 검찰은 청와대 실무진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이들을 소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김태우 전 수사관(전 청와대 특감반원)의 폭로로 검찰이 수사에 나선 이래 현재까지 이인걸 전 청와대 특감반장과 환경부 김은경 전 장관, 박천규 차관 등을 소환했지만, 이들의 소환 일정도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법무부 훈령인 ‘인권 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에 따르면 수사기관은 기소 전 수사 사건에 관해 혐의와 수사 상황을 공개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다만 ‘수사에 지장을 초래하는 중대한 오보 또는 추측성 보도를 방지할 필요가 있는 경우’ 등 예외적인 경우 수사 내용을 공개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소환 대상자가 전·현직 고위공직자 등인 경우에는 소환 사실이 알려져 언론에서 확인을 요청하거나 촬영 경쟁으로 인한 물리적 충돌이 예상될 때 소환 전후에 걸쳐 소환 대상자, 소환일시 및 귀가 시간, 죄명을 알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보준칙상 공적 인물로 분류되는 고위공직자로는 대통령실 비서관 이상 및 이에 준하는 대통령실 소속 공무원, 차관급 이상의 입법부·사법부·행정부 등의 소속 공무원, 공직 유관단체의 장으로서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 등이 포함된다. 이런 직위에 있었던 전직 고위공직자도 해당한다.

검찰은 이런 준칙에 따라 최근 ‘사법 농단’ 핵심으로 지목돼 재판에 넘겨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물론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등의 소환 일정을 사전 공개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수사 때도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소환 일정도 모두 공개됐다.

검찰은 조 수석과 같은 지위에 있다가 물러나 공직자 신분이 아니었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2017년 4월 6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당시에도 일정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동부지검 관계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소환 일정을 공개해 검찰이 앞으로 법적인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며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경우 특별검사의 수사와도 맞물려 있었기 때문에 일정이 공개됐던 것으로 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비공개 소환 방침을 두고 ‘권력 봐주기’라는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현 전 대한변협 회장은 “주요 피의자를 공개 소환해온 이유는 법 앞에 모든 사람이 평등하기 때문”이라며 “특히 중요하거나 권력이 있는 사람을 은밀히 소환하면 특혜를 베푸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력 앞에서도 두려워하거나 권력을 공연히 비호하지 않고 오롯이 진실을 밝히는 마음으로 수사에 임하는 것이 검찰이 사는 길”이라고 제언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27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전날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문건’ 사건을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요구하며 총장 접견실을 점거하고 농성한 데 대해 “검찰은 맡은 업무를 바르게 수행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공개 소환을 둘러싼 논란이 일자 동부지검은 “비공개 소환 부분은 공보 준칙상 비공개라는 원칙을 말한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조 수석 등의 소환 일정에 대해서는 “소환하기로 정하거나 일정을 조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소환과 관련해 청와대 중 누구도 연락받지 않았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데 그에 관해 이러쿵저러쿵 말을 붙이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조 수석 등과 관련한 검찰 수사는 김 전 수사관이 청와대 특감반에 근무할 당시 불법사찰을 비롯한 여러 비위를 목격했다고 지난해 말 주장함에 따라 시작됐다.

김 전 수사관이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의 비리 의혹을 보고했으나 청와대 ‘윗선’에서 이를 묵인했으며, 특감반이 전직 총리 아들이나 민간은행장 등을 대상으로 사찰을 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이 밖에도 김 전 수사관은 환경부로부터 지난해 1월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표 제출 현황을 담은 문건을 받아서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주장했고, 이에 청와대가 친정부 인사들을 앉힐 자리를 마련하려고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운영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자유한국당은 특감반 의혹을 두고 임 전 실장과 조 수석, 박 비서관, 이 전 특감반장 등을, 환경부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환경부 김 전 장관과 박 차관, 이 전 특감반장 등을 고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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