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 靑 연결’ 문형표 체포
김재열 오늘 조사… 삼성 첫 소환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8일 문형표(60·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긴급체포하고 29일 김재열(48) 제일기획 사장을 삼성그룹 경영진 가운데 처음으로 소환하는 등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겨냥한 삼성 합병 관련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문 전 장관은 장관 재직 때인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산하기관인 국민연금에 찬성표를 던지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 등)를 받고 있다. 문 전 장관 체포는 특검팀 수사착수 1주일 만의 첫 신병 확보다. 특검팀 관계자는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데다 (범죄 혐의가) 소명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국민연금·복지부 압수수색 이후 복지부 간부들은 특검 조사에서 문 전 장관이 사실상 합병에 찬성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르면 29일 문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문 전 장관을 삼성 합병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민연금과 청와대를 잇는 연결고리로 의심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박 대통령 지시로 합병을 지원했고, 그 대가로 삼성이 최순실(60·구속 기소)씨 측에 특혜를 제공했다면 박 대통령에 대한 제3자 뇌물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현재 출국금지 상태인 이재용(48)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소환조사도 임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사장에 대한 소환에 대해서도 “참고인 신분 소환이지만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로 전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를 통해 최씨 조카 장시호(37·구속 기소)씨가 실소유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원을 특혜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최씨와 그의 친인척 등 주변인 40여명에 대한 재산 내역 조회를 금융감독원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특검팀은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해 김영재의원 등을 압수수색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6-12-29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