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칼끝 장시호로… ‘평창 이권’ 본격 수사

檢 칼끝 장시호로… ‘평창 이권’ 본격 수사

이성원 기자
입력 2016-11-15 22:56
업데이트 2016-11-15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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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제일기획 스포츠본부 압색… 영재센터와 자금 흐름 단서 포착

김종 前 문체부 차관 압박 계획
장씨 곧 소환… 대가성 추궁할 듯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최씨의 조카 장시호(37·개명 전 장유진)씨를 향해 칼끝을 겨누고 있다. 장씨의 평창동계올림픽 이권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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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朴대통령·최순실·이재용 부회장 등 ‘뇌물공여’ 고발
시민단체, 朴대통령·최순실·이재용 부회장 등 ‘뇌물공여’ 고발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과 민주노총, 참여연대 대표자들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상진 사장,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씨를 뇌물공여죄 또는 제3자 뇌물공여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업무상 배임) 위반, 뇌물수수죄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5일 오전 삼성그룹 계열 광고기획사인 제일기획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서울 서초구 제일기획 김재열 사장과 스포츠전략기획본부의 사무실에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재무자료, 스포츠단 운영 자료 및 자금 지출 명세서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제일기획 스포츠전략기획본부 측과 장씨가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비영리법인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사이에 수상한 자금이 흐른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평창동계올림픽 사업에서 장씨가 특혜를 받았는지 여부다. 장씨가 주도적으로 설립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는 평창동계올림픽 이권에 개입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특히 김 사장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있고 제일기획은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 설립된 동계영재센터는 3개월 만에 설립 인가를 받았고,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6억 7000만원가량의 예산을 지원받아 특혜 의혹을 낳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도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까지 센터에 빙상캠프 후원 명목으로 5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우선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을 집중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장씨가 김 전 차관과 수시로 통화하며 사업상 도움을 받았다는 증언도 확보한 상태다. 김 전 차관은 최씨에게 국정 현안을 보고하고 인사청탁까지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이날 압수수색과 관련해 “김 전 차관 관련이 있고 이 정도 밝히겠다”면서 “곧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지난 10일 장씨가 설립한 스포츠 매니지먼트사인 더스포츠엠 관계자를 조사하면서 장씨 회사가 정부 예산을 따내면서 특혜를 받았고 자금 일부를 유용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 자본금 1000만원으로 설립된 더스포츠엠은 이렇다 할 실적조차 없었지만 3개월 뒤 K스포츠재단이 주최하는 국제행사에서 진행을 맡아 특혜 의혹을 받았다. 검찰은 조만간 장씨를 소환해 제일기획으로부터 자금을 받은 경위, 자금의 대가성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한편, 제일기획은 최씨와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 대거 근무했던 곳으로도 주목받았다.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한 차은택(47·구속)씨를 비롯해 차씨 인맥으로 분류되는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과 옛 포스코 계열 광고사인 포레카 지분 강탈 의혹에 등장하는 김홍탁 더플레이그라운드 대표 등이 제일기획 출신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6-11-1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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