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270억 소송사기’ 허수영 영장 기각…檢 “재청구 검토”

‘롯데 270억 소송사기’ 허수영 영장 기각…檢 “재청구 검토”

입력 2016-08-19 16:22
업데이트 2016-08-1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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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강현구 이어 계열사 사장 연속 기각…롯데 수사 ‘제동’

정부를 상대로 270억원대 ‘소송 사기’를 벌인 혐의 등으로 허수영(65) 롯데케미칼 사장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이 19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롯데그룹 비리 관련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계열사 현직 사장의 구속영장은 두 차례 모두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판사는 전날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는 등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앞서 롯데그룹 비리를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 제3자 뇌물교부, 배임수재 등 혐의로 허 사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허 사장은 기준(70·구속기소) 전 롯데물산 사장과 공모해 2006년 4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허위 자료를 근거로 법인세 환급 신청을 내 법인세 220억원 등 총 270억원을 부당하게 돌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세금 부정 환급 소송과 별도로 개별소비세 대상을 누락하는 수법으로 13억여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허 사장이 재임 당시 국세청 출신인 세무법인 T사 대표 김모씨에게 국세청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을 건넨 혐의를 잡고 제3자 뇌물교부 혐의를 영장 범죄사실에 포함했다.

협력업체에서 사업상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도 확인됐다.

애초 검찰은 허 사장을 구속해 신동빈 그룹 회장의 범죄 연루나 비자금 조성 여부, 롯데케미칼 원료 수입 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통행세’ 형식의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었으나 연이은 영장 기각으로 제동이 걸렸다.

허 사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에서 넘어와 처음 경영자 수업을 받은 호남석유화학 창립멤버다. 그는 신 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돼 이번 사건에서 신 회장 수사의 교두보가 될 수 있는 인물이다.

검찰 관계자는 “허 사장은 케이피케미칼 인수 때 롯데 측 인수단장을 맡아 보고를 받고 업무를 챙기는 등 사건의 책임자다. 저희로선 의문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아쉽게 생각한다”면서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허 사장은 혐의를 부인했지만, 신동빈 회장이 케미칼 대표이사이던 시절 벌어진 부분이 많은 만큼 직접 물어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허 사장 구속 여부에 관계없이 신 회장 소환조사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검찰의 롯데그룹 수사가 시작된 이후 계열사 현직 사장 두 명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되면서 수사에서도 일정 부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은 지난달 16일 롯데홈쇼핑 재승인 로비 의혹에 연루된 강현구 사장에 대해 방송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검찰 관계자는 “영장 기각에 관계없이 정책본부나 오너 일가에 관련된 수사는 큰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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