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균제 최다판매 때 옥시 대표 부작용 알고도 판 혐의 추궁

살균제 최다판매 때 옥시 대표 부작용 알고도 판 혐의 추궁

조용철 기자
입력 2016-05-22 21:00
업데이트 2016-05-23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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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인 존 리 오늘 소환…英본사 개입 여부 확인 핵심 인물

과실치사상 혐의 사법처리 가능성
피해자들, 당시 환경장관 檢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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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레킷벤키저의 존 리 전 대표 연합뉴스
옥시레킷벤키저의 존 리 전 대표
연합뉴스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옥시레킷벤키저의 존 리(48) 전 대표를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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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모임 법인화 추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모임 법인화 추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22일 열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사단법인 창립총회에서 참석자들이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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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리 전 대표를 상대로 가슴 통증, 호흡 곤란 등 가습기 살균제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민원을 접수하고도 판매를 강행한 이유 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 실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실험을 하지 않고 유통을 계속하는 과정에서 리 전 대표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현재 구글코리아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국내에 머물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인 그는 가습기 살균제가 판매되던 2005~10년 옥시의 최고경영자(CEO)로 있었다. 이 기간은 가습기 살균제가 가장 많이 팔린 시기다. 검찰은 리 전 대표가 문제점을 알고도 판매 중단이나 제품 회수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게 아니냐는 시각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 주변에서는 리 전 대표의 소환 조사가 이번 가습기 살균제 수사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검찰은 리 전 대표가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가 2001년 옥시를 인수한 뒤 처음 영입한 외국인 CEO인 만큼 가습기 살균제 판매 과정에 본사가 개입했는지 여부도 살펴볼 예정이다. 검찰은 특히 옥시가 제출한 의견서 중 국내외 전문가가 작성한 ‘공동 전문가 보고서’가 한국법인 자체 판단으로 기획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본사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보고서 작성 과정에는 영국 간질성 폐 질환 전문의인 T 박사, 영국 폐병리학자 A 박사, 미국 폐병리학자 T 박사, 싱가포르 폐 질환 전문의 P 박사 등이 참여했다.

검찰은 리 전 대표에 대한 조사를 통해 혐의가 확인되는 대로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사법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리 전 대표가 미국 국적이지만 사법 처리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신현우(68) 전 대표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14일 구속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2010∼12년 옥시 CEO를 지낸 뒤 현재 싱가포르에 머물고 있는 거라브 제인(47·인도) 전 대표 역시 소환을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이다.

한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은 이날 가습기 살균제 사건 피해자의 보상 활동을 체계화하고 유사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한 피해자 모임 법인화를 추진키로 했다. 이들은 또 23일 정부의 책임을 묻기 위해 강현욱, 김명자 당시 환경부 장관과 실무진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2016-05-2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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