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의심 UAE 여성, 격리 권고 거부하고 이탈
고열·기침에 메르스 의심 진단 환자, 서울 시내 호텔로 이동당국 4시간이나 지나 신병 확보… 바이러스 1차 검사선 음성 반응
방역 당국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방역에 또다시 허점이 노출됐다.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은 13일 새벽 고열과 기침 증세를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은 아랍에미리트(UAE) 국적 A(22·여)씨에게 메르스 의심 진단을 내리고도 이 여성이 마음대로 귀가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부랴부랴 소재 파악에 나서 오전 7시 20분쯤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A씨의 신병을 확보하고 같은 지역의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했다. A씨가 응급실을 나선 뒤 4시간이 지난 후였다. 1차 검사 결과 이 여성은 메르스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메르스 사태의 교훈이 무색할 정도로 방역 당국과 의료기관이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종 검사 결과는 15일쯤 나온다.
13일 메르스 의심환자가 입원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1층 입구를 방호복을 입은 직원이 통제하고 있다. 지난 8일 입국한 아랍에미리트 국적의 여성 A씨는 이날 새벽 고열과 기침 증세로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메르스가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고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1차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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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병원 측은 메르스 의심 환자가 도망갔다고 하고, 의심환자는 대기했는데 사람이 오지 않아 그냥 숙소로 돌아왔다고 하는 등 말이 엇갈린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A씨의 신병을 확보하고도 2시간 후에야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했다. 이송이 지연된 이유에 대해 질본 관계자는 “아랍권 여성에 대한 신체 접촉은 매우 신중하게 해야 해서 UAE 대사관 관계자가 호텔로 오길 기다렸다가 이 관계자에게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이송 동의를 얻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6-04-14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