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재앙’ 덮친 지구촌… 기후학자도 “미래가 두렵다”

‘기후 재앙’ 덮친 지구촌… 기후학자도 “미래가 두렵다”

이재연 기자
이재연 기자
입력 2020-09-10 18:00
업데이트 2020-09-11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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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록적 폭염 속 동시다발적 대형 산불
콜로라도선 하루 만에 기온 36도 급강하
한국·일본은 초대형 태풍 연달아 지나가
시베리아선 기온 38도 등 기상이변 속출
“화석연료 사용한 열 대기권에 갇힌 결과”
불타는 캘리포니아… 美 3개주서 대형산불 40여건 동시다발 확산
불타는 캘리포니아… 美 3개주서 대형산불 40여건 동시다발 확산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오로빌 지역의 비드웰 바 다리에 9일(현지시간) 산불의 붉은 화염이 닥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등 미 서부 해안 3개주에서 40건이 넘는 대형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수십만 에이커가 불타고 수천명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오로빌 AFP 연합뉴스
‘미국 서부 대화재와 중서부 폭설, 한국·일본을 휩쓴 태풍, 호주 초대형 산불, 섭씨 30도를 넘은 시베리아….’

2020년은 지구촌에 잇단 기상이변이 몰아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기상학자들은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열이 대기권에 갇힌 결과’라며 “30년 내 올해의 2배에 이르는 자연재해가 닥칠 것”이라는 경고를 내놨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주 등 3개 주에서는 올해 기록적 폭염 속에 10일(현지시간) 40여건의 대형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 300만 에이커(약 1만 2140㎢) 가까이 불탔고 주민 수천 명이 대피했다. 서부 지역을 통틀어 85건이 넘는 대형 산불이 진행 중이다.
불타고
불타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에라 국유림에서 시작된 대형 산불 ‘크릭 파이어’로 8일(현지시간) 메도 호수 지역 삼림과 차량들이 전소됐다.
캘리포니아 AFP 연합뉴스
캘리포니아주는 올해 산불로 불탄 면적이 220만 에이커(약 8903㎢)로, 서울 면적(약 605㎢)의 14.7배를 넘어서며 사상 최악의 피해를 기록했다. 주의 북쪽부터 멕시코 국경까지 1287㎞에 걸쳐 화마가 광범위하게 번졌다. 특히 금문교가 있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은 연기로 인한 먹구름으로 특유의 화창한 하늘이 자취를 감추고 대낮에도 어두컴컴한 주황색 하늘로 변해 ‘핵겨울’(Nuclear Winter·핵전쟁의 재나 먼지로 도래한 한랭기) 같은 상황까지 펼쳐졌다. 차량들은 낮에도 전조등을 켜고 운행했고 시민들은 “문을 꽁꽁 닫아도 매캐한 연기가 새어 들어온다”고 호소했다.
잠기고
잠기고 아프리카 수단의 수도 하르툼 동쪽에 있는 움둠 지역이 홍수로 침수된 가운데 이재민들이 가재도구를 챙겨 피난을 가고 있다.
움둠 EPA 연합뉴스
국립기상청(NWS)은 “서부 시에라네바다 산맥 일대 산불로 매연이 12㎞ 높이까지 날아올라 거대한 먹구름이 형성됐다”고 밝혔다. 오리건주에서는 35건의 산불이 발생, 30만여 에이커(약 1214㎢)를 태웠고 디트로이트·블루리버·피닉스 지역 마을들이 사실상 파괴됐다. 워싱턴주의 피해 면적도 33만 에이커(약 1335㎢)에 이르렀다.

이뿐만이 아니다. 호주는 지난해 9월 시작된 산불로 올해까지 총 5만 5000㎢가 불타고, 코알라 등 동물 30억 마리가 피해를 입었다. 동토 지대 시베리아 지역엔 올해 6월 섭씨 38도에 이르는 기록적 폭염이 찾아왔고, 한국·일본은 하이선 등 초대형 태풍이 연달아 지나갔다. 미국 남부에는 허리케인이 올해 17차례 찾아왔는데 기상 관측 이후 최고라고 한다. 또 미 서부 데스밸리는 지난달 기온이 54.4도로 107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반면 지난 8일 콜로라도주 덴버는 기온이 하루 만에 36도 급강하하며 폭설이 내렸다.
쌓이고
쌓이고 올해 전례 없는 홍수로 나일강 수위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2000년 된 수단의 유적들도 수몰 위기에 처했다. 이날 미 콜로라도 이글베일 지역에 폭설이 내려 사람들이 개가 뛰노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이글베일 AP 연합뉴스
기상학자들은 “10년 뒤엔 올해가 좋은 시절이었다고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며 “상황이 훨씬 더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AP통신이 이날 전했다. 킴 콥 조지아공대 기후학자는 “(자연재해가) 상상력에 도전하는 수준이며 2020년의 기후학자로서 미래를 아는 것조차 두렵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20-09-1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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