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로 녹는 거대 빙산이 지구온난화 늦춘다”

“온난화로 녹는 거대 빙산이 지구온난화 늦춘다”

입력 2016-01-13 17:02
업데이트 2016-01-1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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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산 녹으며 온실가스 잡는 플랑크톤도 풍부해져

남극해에서 녹아가는 거대 빙산은 그동안 지구온난화의 결과이자 해수면 상승의 주 원인으로만 알려져 왔다.

그러나 지구온난화의 상징인 거대 빙산이 온난화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사이언스얼러트 닷컴과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 방송 등이 12일 보도했다.

영국 셰필드대학 지구과학과 그랜트 빅 교수팀은 이러한 역설적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네이처 지구과학’ 최신호에 실었다.

연구진은 남극 바다의 거대 빙산들과 주변해역을 위성 촬영한 고해상도 영상 175장을 살펴보며 식물성 플랑크톤이 생산하는 엽록소 색깔의 농도 등을 측정하고 분석했다.

거대 빙산은 녹으면서 미네랄 등 영양소가 풍부하고 차가운 물을 그 아래와 주변에 남기게 되며 이 속에서 식물성 플랑크톤이 왕성하게 자라게 된다.

거대 빙산이 남긴 이런 차가운 물의 띠, 바꿔 말하면 식물성 플랑크톤이 주변 지역보다 훨씬 풍부한 해역의 길이는 최소 18㎞에서 최대 1천㎞에 이를 정도로 크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생장하면서 이른바 ‘탄소 분리 저장’ 기능을 한다.

또 플랑크톤이 남긴 분비물과 사체 중 일부는 해저 깊숙이 가라앉아 수백 년에서 수천 년 동안 말그대로 ‘탄소 뚝’을 이루게 되며 그만큼 대기 중으로 방출될 이산화탄소도 줄어든다.

위성 사진 판독 분석 결과 빙산 주변의 엽록소 생성 능력이 주변 지역의 5~10배에 이른다면서 이는 “빙산의 순 탄소 저장능력이 추정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큼을 뜻한다”고 빅 교수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거대 빙산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엄청나게 낮춰주고 그만큼 지구 온난화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한다.

현재 대기 중 탄소 농도는 약 400ppm이며 매년 약 2ppm씩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빅 교수는 거대 빙산은 탄소 농도 증가 속도를 5~10% 늦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남극은 지구 상의 다른 지역보다 더 빨리 더워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얼음판이 녹으면서 해수면이 높아지고 온난화가 가속되고 있다.

기존 일부 연구는 남극의 온난화는 이미 빙산이 녹는 것을 되돌릴 수 없는 상황, 즉 최고 융해점에 도달한 상황임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빙산이 녹으면서 온난화를 늦추는 기능을 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동안 이런 기능에 대한 추정은 있었으나 그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이런 실증 분석도 없었다.

빅 교수는 “우리는 아직 지구 기후 시스템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온난화를 가속하거나 늦추는 다은 요인들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도 나로선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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