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신고된 아동학대 사건, 최초 경찰팀이 끝까지 책임 수사

반복신고된 아동학대 사건, 최초 경찰팀이 끝까지 책임 수사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20-11-23 12:06
업데이트 2020-11-2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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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이 16일 서울 양천경찰서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생후 16개월 유아가 입양부모의 학대로 사망했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며 시위하고 있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이 16일 서울 양천경찰서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생후 16개월 유아가 입양부모의 학대로 사망했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며 시위하고 있다.
경찰이 서울 양천구 16개월 아동 학대 사망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 의심사건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는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장하연 서울지방경찰청장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아동학대 사건을 담당하는 수사관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제도를 개선한다”고 밝혔다.

반복적으로 신고가 들어오는 아동학대 사건은 처음 신고 사건을 맡은 수사팀에서 추가 신고 건도 같이 수사하기로 했다. 여러 번 신고가 들어온 사건은 상습성 등 사안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13일 양천구 목동 병원에서 숨진 16개월 아동 A양은 입양모인 엄마 장모씨의 학대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장씨는 지난 11일 구속됐고 경찰은 19일 장씨와 학대와 방임 등을 방조한 혐의를 받는 입양부 안모씨 등을 검찰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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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6개월 입양아를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양어머니 장모(가운데)씨가 지난달 19일 서울 양천경찰서를 나오면서 고개를 숙인 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장씨와 양아버지 안모씨는 이날 각각 학대 치사 및 방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뉴스1
생후 16개월 입양아를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양어머니 장모(가운데)씨가 지난달 19일 서울 양천경찰서를 나오면서 고개를 숙인 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장씨와 양아버지 안모씨는 이날 각각 학대 치사 및 방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뉴스1
경찰은 올해 2월 장씨 집에 입양된 A양이 한 달 뒤인 3월 무렵부터 입양모의 학대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양이 사망하기 전 3차례 학대의심 신고를 받았지만 증거를 찾지 못했고 A양과 입양부모를 분리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경찰이 학대 의심 사건을 소홀히 처리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서울경찰청은 아동학대 사건이 접수되면 주무과장인 여성청소년과장이 사건 초기부터 개입해 민감하게 대응하도록 수사지휘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2차례 이상 반복 신고된 사건은 지방청에 즉시 보고하고 지방청이 수사 사항을 검토한 뒤 지도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 아동학대 사건 중에서 내사종결하거나 재판에 넘기지 않고 끝내는 사건은 학대수사심의협의체를 구성해 수사의 적법성, 타당성을 살펴보기로 했다. 협의체에는 여청과장, 여청수사팀장, 담당수사관, 수사심의관, 청문감사관 등 5명 이상의 내부위원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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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송치되는 ‘16개월 입양아 학대 사망’ 엄마
검찰 송치되는 ‘16개월 입양아 학대 사망’ 엄마 생후 16개월 입양아를 학대해 사망하게 만든 혐의를 받는 엄마 A씨가 19일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검찰 송치를 위해 호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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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별도로 서울청은 소아과 전문의 8명, 교수 4명, 변호사 4명, 전문기관 3명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을 구성해 아동학대 수사시 활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아동학대 수사관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학대예방경찰관(APO)과 여청수사관을 대상으로 학대 수사 직무교육을 내년도 교육 과정에 별도 신설할 예정이다.

서울청은 A양 학대의심 신고를 수사한 경찰에 대한 감찰도 진행하고 있다. 감찰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장 청장은 “해당 사건을 담당하고 수사한 경찰관과 지휘감독자까지 모두 감찰하고 있다”며 “객관적으로 해당 조치의 적절성 여부를 판단하고 있는데 (결론 내리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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