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은 표정의 승리
자신이 운영에 참여했던 클럽 버닝썬에서 ‘성접대’를 한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9.2.27/뉴스1
승리는 27일 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자진 출두해 “이번 사건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면서 “하루빨리 모든 의혹에 대해 진상 규명할 수 있도록 성실하게 조사에 임할 것이며 경찰의 모발 조사에도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승리 등 성접대를 암시하는 카카오톡 대화에 이름이 오른 관련자들을 파악하며 불거진 의혹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인터넷 매체 SBS funE는 승리가 서울 강남 클럽들을 각종 로비 장소로 이용하고 투자자들에게 성접대까지 하려 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경찰은 승리가 버닝썬의 사내이사로 재직한 점을 감안해 실제 경영에 관여했는지, 마약 유통이나 성범죄 등 불법 행위를 알았는지 등을 캐물을 방침이다. 승리의 마약 투약 여부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버닝썬은 마약 유통 및 투약, 이를 이용한 성범죄가 빈번하다는 의혹을 받는다.
실제 이문호 버닝썬 대표는 일부 약물에 대한 양성 반응이 나왔으며, 영업사장 한모씨는 일명 해피벌룬(마약풍선)과 관련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게다가 다수의 마약류를 투약·소지한 혐의로 지난 18일 구속된 버닝썬 직원 조모씨는 과거 김무성 의원의 사위 이모(42)씨에게도 마약을 판매하고 함께 투약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동부지법은 2015년 2월 김 의원의 사위 이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씨는 2011년 12월부터 2014년 6월까지 15차례에 걸쳐 코카인, 필로폰, 엑스터시 등을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이씨에 대해 집행유예 판결이 나오고 검찰은 항소를 포기해 봐주기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버닝썬과 강남서 관할 경찰관들의 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관련자들을 잇따라 소환하고 있다. 경찰은 미성년자 출입 사건 무마 의혹과 관련해 유착 고리로 지목된 전직 경찰관 강모(44)씨의 조폭 출신 부하직원 이모씨를 다시 불러 조사했다. 앞서 경찰은 이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강씨로부터) 지시를 받고 경찰관 2명에게 230만원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씨가 이모(46) 버닝썬 공동대표로부터 2000만원을 건네받아 이를 6개 계좌에 나눠 송금한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이 계좌의 소유주가 경찰관 본인 또는 차명 계좌인지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신청할 방침이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