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60·구속)씨의 국정농단 파문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하야를 촉구하는 오는 12일 서울 도심 내 대규모 촛불집회 주최 측이 당초 계획과 달리 청와대 앞까지의 행진은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과의 불가피한 충돌을 피하고 평화 집회를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촛불집회 행진 경로의 최종 집결지는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이 아닌 경복궁역 삼거리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투쟁본부 측은 12일 오후 4시 서울광장에서 민중총궐기 본 집회를 연 뒤 광화문광장·서대문·새문안로·종각·종로2가 등 5개 경로를 거쳐 경복궁역 삼거리까지 행진한다.

앞서 경찰은 청와대와 멀리 떨어진 ‘마로니에 공원→종로5가→세종로→서울광장’ 경로를 제외하고 나머지 경로는 모두 ‘조건통보’해 집회 참가자들의 행진을 막을 것을 예고했다. 경찰은 북쪽으로는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서쪽으로는 광화문역을 기준으로 같은 선상의 교차로, 동쪽으로는 조계사 앞·교동초 앞 등까지만 행진을 인정하겠다고 주최 측에 통보한 상태다.

하지만 투쟁본부가 이번에 최종 집결지로 결정한 경복궁역 삼거리 역시 경찰 차단선을 넘어서는 지점이다. 이들은 이 부근까지 진출하기 위해 이날 법원에 경찰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로 했다.

경복궁역 삼거리에 집회 참가자들이 모일 경우 주최 측은 청와대를 향해 “박근혜 퇴진” 등의 구호를 함께 외치고 스마트폰 플래시를 켜거나 촛불을 나눌 예정이다. 투쟁본부 측은 오는 12일 3차 촛불집회에 최소 50만명에서 최대 100만명까지 모일 것으로 내다봤다. 2008년 6월 10일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인원(주최 측 70만 명)을 웃도는 규모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가용 인원을 총동원해 270개 중대 2만5000여 명을 집회 관리에 투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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