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에 재학 중인 남학생들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같은 학교 여자 선후배 등을 대상으로 음담패설을 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가해 학생들이 15일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날 서울 성북구 고려대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 붙은 ‘XXXX반 카카오톡 언어성폭력 가해자의 사과문’이라는 대자보에서 가해 학생들은 “저희는 언어 성폭력에 관련된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형사처벌을 포함한 징계 역시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공개된 음담패설은 일부에 불과하며, 그와 같은 발언들이 오랜 기간동안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지속적으로 행해져 왔다고 밝혔다. 가해 학생들은 “저희는 그러한 언행을 행하며 그 문제성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를 희화화시켰다”며 “‘이거 외부에 유출되면 큰일 난다. 나갔다 오자’ 등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해자들은 피해자들과 친한 동기, 또는 선후배 사이였다고 고백했다. 이들은 “징계가 현실이 되었을 때, 저희가 했던 발언을 두 눈으로 다시 읽었을 때 그제서야 저희는 후회했고 반성했다”며 “다시 한번 카카오톡 언어 성폭력으로 피해자께 평생 남을 상처와 실망감을 남겨드린 점, 주변 지인과 학우 여러분께 충격과 불쾌감을 드린 점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죄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저희 실명이 포함된 정보가 유출된 것이 명예훼손에 해당되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며 자신들에 대한 명예훼손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하지만 동시에 가해자로서 이같은 모든 비판과 결과는 저희의 생각 없던 언행에 대한 당연한 업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가해 학생들의 사과문에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고려대 학생 커뮤니티인 페이스북 페이지 ‘정대후문 게시판’에는 “단지 가해자분들께서는, 해당 사건이 ‘공론화’되고, 자신들이 ‘징계’를 받게되어서 형식적인 사과를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가해자인 주제에 그런 말(‘명예훼손’)이 나오냐” 등의 비판 의견이 줄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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