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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노동자에겐 우리가 필요해”...숟가락 얹으려던 민주노총 ‘굴욕’

“스타벅스 노동자에겐 우리가 필요해”...숟가락 얹으려던 민주노총 ‘굴욕’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1-10-09 14:56
업데이트 2021-10-0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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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마포구 스타벅스 상암YTN점 앞에서 스타벅스 직원들의 요구사항을 전하는 트럭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파트너라고 불리는 직원들은 과도한 이벤트 남발을 비판하면서 인력 충원과 근무여건 개선을 촉구했다. 노동조합이 없는 스타벅스에서 직원들이 단체 행동에 나선 것은 한국에 진출한 지 22년 만에 처음이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7일 서울 마포구 스타벅스 상암YTN점 앞에서 스타벅스 직원들의 요구사항을 전하는 트럭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파트너라고 불리는 직원들은 과도한 이벤트 남발을 비판하면서 인력 충원과 근무여건 개선을 촉구했다. 노동조합이 없는 스타벅스에서 직원들이 단체 행동에 나선 것은 한국에 진출한 지 22년 만에 처음이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민주노총 “스벅 트럭시위 돕겠다”
스벅 트럭 시위 측 “필요없다”


조합원 수 110만명, 국내 최대 노동단체인 민주노총은 스타벅스 트럭시위에서 체면을 구겼다.

민주노총이 스타벅스 직원들의 처우 개선 ‘트럭시위’를 돕겠다는 논평을 냈다가 거절 당한 것이다. 9일 스타벅스 직원들에 따르면 민노총의 개입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스타벅스 직원들은 지난 7~8일 리유저블컵(재사용 컵) 제공 등 본사의 과도한 마케팅 행사와 이에 따른 근무 여건 악화 등의 이유로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트럭 시위를 진행했다.

트럭에 스타벅스 직원들의 요구사항이 적힌 전광판을 설치하고,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세워두는 방식의 시위다.

민주노총 “스타벅스 노동자에겐 노동조합이 필요하다”
스타벅스 직원들이 트럭 시위를 준비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지난 5일 민주노총은 ‘스타벅스 노동자에겐 노동조합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민주노총은 “민주노총은 스타벅스 노동자들의 트럭 시위 예고를 환영한다”라며 “트럭 시위에 이어 노동조합을 결성할 것을 권한다. 노조를 결성해야 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민주노총은 “트럭 시위로는 교섭할 수 없지만 노조는 조직적으로 교섭할 수 있다”며 “스벅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겠다면 언제든지 달려가 지원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이 지난 5일 스타벅스 직원들의 트럭 시위를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논평을 냈다. 민주노총 홈페이지 캡처
민주노총이 지난 5일 스타벅스 직원들의 트럭 시위를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논평을 냈다. 민주노총 홈페이지 캡처
“트럭 시위를 당신들의 이익추구를 위해 이용하지 말라”
그러나 스타벅스 트럭 시위를 주도한 직원은 “민주노총은 트럭 시위와 교섭을 시도하지 말라”는 입장을 냈다.

트럭 시위 첫날인 지난 7일 ‘2021 스타벅스 트럭시위’ 총대 총괄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트럭시위는 당신들이 필요하지 않다. 트럭시위는 노조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타벅스 코리아는 노조 없이도 22년 동안 식음료 업계를 이끌며 파트너들에게 애사심과 자긍심을 심어준 기업”이라며 “트럭 시위를 당신들의 이익추구를 위해 이용하지 말라. 변질시키지 말라”고 했다.

한편 이런 현상에 대해 사회비평가 박권일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6년 이화여대 미래라이프 시위 학생들과 소름 끼치게 똑같은 멘탈리티(사고방식)”라면서 “반정치주의, 순수성 강박, 위임거부의 민주주의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특히 스스로가 노동자이면서도 노조를 적대시하고 기업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발언은 매우 징후적”이라고 썼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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