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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잡고보니 해임 경찰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잡고보니 해임 경찰

이성원 기자
입력 2021-10-06 17:25
업데이트 2021-10-0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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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김미영 팀장’ 사칭하며 수백억 편취
필리핀서 총책 잡고 보니 뇌물수뢰 해임 경찰
2013년 조직원 대거 검거된 이후 마닐라 도피
경찰 “가명 써가며 도피해도 반드시 잡힌다”

‘김미영 팀장’을 사칭해 돈을 빼돌린 1세대 보이스피싱 총책 박모씨가 지난 4일 오후 3시 30분쯤 현지에서 검거된 이후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됐을 당시 모습. 경찰청 제공
‘김미영 팀장’을 사칭해 돈을 빼돌린 1세대 보이스피싱 총책 박모씨가 지난 4일 오후 3시 30분쯤 현지에서 검거된 이후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됐을 당시 모습.
경찰청 제공
10년 전부터 ‘김미영 팀장’을 사칭하며 수백억원을 편취한 1세대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 총책이 필리핀에서 검거됐다. 알고보니 뇌물을 받은 혐의로 해임된 경찰관 출신이었다.

경찰청은 2012년 필리핀에 콜센터를 개설해 ‘김미영 팀장’을 사칭하며 수백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박모(50)씨를 지난 4일 검거했다고 6일 밝혔다. 아울러 박씨 측근인 대포통장 확보책 A씨 등 조직원 7명도 함께 검거했다.

국내에서 경찰관으로 근무하다가 수뢰 혐의로 2008년 해임된 박씨는 이후 필리핀에서 보이스피싱 범행을 저질렀다. 박씨가 총책이었던 이 조직은 ‘김미영 팀장’ 명의의 문자메시지를 불특정 다수에게 뿌리고 자동응답전화(ARS)를 통해 대출 상담을 하는 척하며 피해자 개인정보를 빼내 돈을 가로챘다. 충남 천안동남경찰서는 2013년 국내 조직원을 대거 검거해 28명을 구속했지만, 박씨를 비롯한 주요 조직 간부들은 해외로 도피했다. 이후 박씨는 마닐라 남동쪽으로 약 400㎞ 떨어진 곳에서 거주하며 도피 생활을 해왔다.

필리핀 도주 조직원 7명 검거·자수...“범죄자 반드시 검거”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과는 박씨 등 간부들을 붙잡기 위해 첩보를 수집했다. 필리핀 코리안데스크는 추적 끝에 피의자들의 동선 등 주요 정보를 확보했다. 그 결과 경찰은 올해 2∼8월 현지 수사기관 등과 공조해 ‘김미영 팀장’ 조직에서 정산·통장 확보 등의 역할을 한 핵심 간부 4명을 검거했다. 이들의 검거 소식을 들은 조직원 2명은 올해 8∼9월 필리핀 코리아데스크에 자수했다.

경찰은 국가정보원과 함께 박씨를 검거하기 위해 박씨의 측근으로 대포통장 확보 역할을 한 A씨 첩보 수집에 집중했다. 그러던 중 A씨에 대한 결정적 첩보를 입수했고, 코리안데스크는 지난달 25일 필리핀 현지에서 주거지를 특정해 그를 붙잡았다.
‘김미영 팀장’을 사칭해 돈을 빼돌린 1세대 보이스피싱 총책 박모씨가 지난 4일 오후 3시 30분쯤 현지에서 검거됐을 당시 모습. 경찰청 제공
‘김미영 팀장’을 사칭해 돈을 빼돌린 1세대 보이스피싱 총책 박모씨가 지난 4일 오후 3시 30분쯤 현지에서 검거됐을 당시 모습.
경찰청 제공
A씨를 붙잡은 경찰은 박씨가 두 개의 가명을 사용해 도피 중인 사실을 확인했다. 코리안데스크는 박씨의 동선을 파악하기 위해 2주간 잠복하기도 했다. 박씨의 동선을 파악한 코리안데스크는 필리핀 수사기관과 함께 지난 4일 오후 3시 30분쯤 현지에서 검거했다. 경찰청은 주필리핀 대사관, 필리핀 당국과 협의해 박씨 등 피의자들을 국내로 신속히 송환하기로 했다. 필리핀에 코리안데스크 파견 이후, 연평균 10명(2013년~2016년)에 이르던 현지 한국인 피살 인원이 연평균 2명 수준(2017년~2020년)으로 감소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외도피사범 검거·송환과 한국인 대상 강력범죄 공조 수사를 위해 2012년부터 필리핀 코리안데스크를 운영하고 있다”며 “범죄자는 반드시 검거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등 그 필요성이 입증되고 있어 경찰청은 관계기관과 협의, 향후 코리안데스크를 태국 등 인근 국가에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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