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가정 7세 소녀를 대학 입학 전까지 곁에서 후원하며 12년 전 약속을 지킨 소방공무원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경기 하남소방서 양승춘(56·소방경) 구조대장. 2020.11.5
경기도 제공
경기도 제공
경기 하남소방서 양승춘(56·소방경) 구조대장은 2008년 TV를 보다가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단 둘이 어렵게 살아가는 일곱살 어린 소녀의 사연을 접했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현장, 2008년 이천 냉동창고 화재 현장, 2011년 일본 대지진 현장 등 국내외 대형 재난 현장에서 활약한 베테랑 구조대원인 양승춘 대장은 일곱살 소녀의 사연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던 것이다.
양승춘 대장은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던 자신의 둘째 딸보다 한 살 어린 이 소녀를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에 곧바로 방송국에 전화를 걸었다. 제작진의 도움으로 소녀 어머니의 계좌번호를 받았고, 그렇게 강화도 소녀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매달 월급 일부를 소녀에게 보냈고, 성과급을 받으면 더 얹어 보내기도 했다.
몇 년이 지나고 소녀의 엄마로부터 “지금까지의 후원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감사의 말을 들었지만, 소녀가 대학에 갈 때까지 후원하겠다고 했던 스스로의 약속을 되새기며 후원을 이어갔다.
그리고 12년이 지난 올해 초, 소녀는 대학 신입생이 됐다.
한부모가정 7세 소녀 대학입학까지 12년간 후원한 소방관
한부모가정 7세 소녀를 대학 입학 전까지 곁에서 후원하며 12년 전 약속을 지킨 소방공무원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경기 하남소방서 양승춘(56·소방경) 구조대장. 2020.11.5
경기도 제공
경기도 제공
소녀와 어머니 역시 양승춘 대장에게 작은 선물을 보내 12년간의 후원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12년간의 꾸준한 후원에 대해 양승춘 대장은 “그 아이는 제겐 막내딸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룬 아이가 대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양승춘 대장은 강화도 소녀 말고도 먼저 세상을 떠난 직원의 어린 자녀 2명에게도 3년 넘게 남몰래 매달 후원금을 전달해 오기도 했다.
퇴직을 4년 앞둔 그는 이에 그치지 않고 또 다시 도움이 필요한 이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진작에 장기기증 서약도 마쳤다.
“사람을 살려내야 하는 게 우리의 숙명 아니겠습니까. 지금껏 그랬듯 퇴직까지 남은 기간에도 한결같은 신념으로 살아갈 겁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