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형편 곤란한 학생 주세요” 장학금, 대학교수 가족 주머니로

“가정형편 곤란한 학생 주세요” 장학금, 대학교수 가족 주머니로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0-11-04 11:53
업데이트 2020-11-0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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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하는 윤영덕 의원/연합뉴스
질의하는 윤영덕 의원/연합뉴스
윤영덕 의원 건양대 자료 입수
수년간 1800만원 달해


교수가 자신의 자녀와 조카에게 장학금을 몰아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4일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의원이 건양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A교수의 딸은 이 대학에 다니던 2007년부터 2013년까지 9차례에 걸쳐 교외장학금 1000만원을 받았다. A교수 조카도 2016년부터 2018년까지 5차례에 걸쳐 같은 교외장학금 7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카는 이 교외장학금 외에 ‘이주현 장학금’도 100만원 받았다. 두 사람이 받은 교외장학금은 A교수가 유치한 장학금으로, 수혜 학생 추천 권한은 A교수에게 있다.

교외장학금과 이주현 장학금 모두 ‘가정형편이 곤란하나,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혜택을 받게 돼 있다.

이주현 장학금은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무역학과 졸업생 이주현씨 유족이 “가정형편이 어려운 딸의 후배들을 위해 써달라”며 기탁한 것으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경영대학 소속이 아니면서 이 장학금을 받은 사람은 A교수 조카가 유일하다.

건양대 관계자 “규정 어겨 장학금 지급된 것은 아니다”
학교 관계자는 “규정을 어겨 장학금이 지급된 것은 아니다. 장학금 제도에 공정성을 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장학금 특혜 의혹은 소위 ‘부모 찬스’를 이용해 기회의 평등과 교육의 공공성을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정부 차원의 실태 조사와 제도 개선도 이뤄져야 하고, 학교도 공정한 학사관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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