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공족’ 일부 돌아왔지만… “손님 아직 없어” 문 닫은 곳도 많아

‘카공족’ 일부 돌아왔지만… “손님 아직 없어” 문 닫은 곳도 많아

김주연 기자
김주연, 이성원, 김병철 기자
입력 2020-09-14 22:30
업데이트 2020-09-15 02: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거리두기 완화 현장 가보니

카페 등 좌석마다 한 칸씩 띄워 배치
“칸막이 권고? 누가 거기에 돈 쓰겠나”
여전히 영업 제한 코인노래방은 ‘분통’
이미지 확대
밤 9시 통금 풀렸어요
밤 9시 통금 풀렸어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하향 조정돼 오후 9시 이후 음식점, 술집 영업이 가능해진 첫날인 14일 서울 중구 을지로 노가리 골목에서 시민들이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테이블을 건너 띄어 앉은 모습이 눈에 띈다.
연합뉴스
“신분증 보여 주세요. 체온 측정하겠습니다.”

4주 만에 문을 연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한 PC방을 찾은 윤모(33)씨는 입구에 붙은 안내문을 유심히 읽은 뒤 자리를 잡았다. 안내문에는 ‘성인만 이용 가능하고 취식은 불가능하다’고 적혀 있었다. 수기로 출입명부를 작성한 윤씨는 “기사를 보고 오랜만에 문을 연다고 해서 왔다”면서 “노래방 등과 달리 PC방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완화되면서 조금씩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다. 특히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던 PC방 이용객은 물론 카페에서 공부하는 ‘카공족’도 돌아왔다. 헬스장에도 출근 전 운동을 하려는 이용자가 다수 있었다. 그러나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확연히 줄어든 매출 때문이다. 특히 여전히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영업하지 못하는 동전노래방 업주들은 방역당국에 불만을 터뜨렸다.

이날 노량진 일대 프랜차이즈 카페에선 카공족이 눈에 띄었다. 업주들은 카공족이 거리를 두고 앉을 수 있도록 좌석마다 한 칸씩 곳곳에 ‘거리두기’ 표지를 붙였다. 하지만 여전히 가게 문을 열지 않은 카페나 음식점, 상점 등도 적지 않았다. 학원 주변 10곳 중 3곳은 문을 닫은 상태다. 300인 이상 대형 학원이 비대면 수업을 이어 가면서 인근 식당이나 상점은 문을 열어 봤자 손님이 없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 부천시청 인근 카페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한 카페는 가게 문을 연 지 3시간이 지났지만 테이블엔 손님이 단 한 명도 없어 적막감마저 돌았다. 단지 포장 주문을 위해 매장을 찾는 사람만 간간이 모습을 보였다. 카페 점주는 “오늘은 거리두기가 완화되는 첫날이어서 그런지 아직까지는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의 한 고깃집은 하루 250만원가량이던 매출이 최근 30만~100만원으로 줄었다. 직원 김모(35)씨는 “오후 9시 이후에도 문을 열 수 있다지만 날씨가 좋아 한강으로 사람이 쏠리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면서 “작은 식당에서 자리를 띄워 배치하는 것도 힘들었는데, 프랜차이즈도 아닌 식당에서 돈을 써서 권고 사항인 칸막이를 설치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됐지만 여전히 영업이 제한된 동전노래방 업주들은 방역당국에 불만을 쏟아 냈다. 한국코인노래방협회 김익환 사무총장은 “오늘로 노래방 운영을 못 한 지 88일째인데, 생활비 제외하고 한 달에 노래방 유지비가 1000만원 나간다. 말 그대로 피가 거꾸로 도는 심정”이라며 “객관적 데이터를 근거로 동전노래방에선 코로나19가 퍼지지 않는다는 점을 방역당국에 어필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PC방이 이번에 제외됐던 것처럼 영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강하게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2020-09-15 5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