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받은 마스크까지 양보”…취약계층에 재기부 잇따라

“기부받은 마스크까지 양보”…취약계층에 재기부 잇따라

곽혜진 기자
입력 2020-03-14 11:18
업데이트 2020-03-1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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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전 국민이 불안하고 힘든 시기를 보내는 가운데 기초생활수급자들이 매달 받는 생계급여를 아껴 성금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 사진은 지난 10일 한 기초수급자가 부산시 북구 덕천3동 행정복지센터에 기부한 10만원. 2020.3.13 [부산 북구 제공]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국민이 불안하고 힘든 시기를 보내는 가운데 기초생활수급자들이 매달 받는 생계급여를 아껴 성금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 사진은 지난 10일 한 기초수급자가 부산시 북구 덕천3동 행정복지센터에 기부한 10만원. 2020.3.13 [부산 북구 제공]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지자, 기부받은 마스크를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들에게 돌려주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3시쯤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세류지구대로 한 80대 노인이 찾아왔다. 이 노인은 경찰관에게 “고생한다”고 인사를 건넨 뒤 보건용 마스크 15매를 건넸다. 그는 아들이 가져다준 마스크 중 일부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받은 경찰관은 “어르신이 쓰시라”며 한사코 거절했으나, 그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지구대는 고심 끝에 마스크를 살 형편이 안 되는 지역 노인들에게 다시 전달하기로 했다.

안산상록경찰서 일동파출소도 최근 주민들에게 받은 보건용 및 부직포 마스크 80매를 거동이 불편한 중증 장애인과 독거노인에게 기부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 우리까지 생각해 주신 마음이 감사할 따름”이라며 “기부받은 마스크를 앞으로도 의미 있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1일에는 부산 동래구 복산동주민센터에 자신을 기초생활수급자라고 밝힌 70대 남성이 “나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이 어렵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로 나보다 어려운 사람이 있을 것”이라며 “많진 않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다”며 70만원을 건네기도 했다.

북구 덕천3동 행정복지센터에도 기초생활수급자 2명이 찾아와 성금을 맡겼다. 11일 익명의 기초생활수급자 한 명이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일선 공무원들이 많은 고생을 하고 있다. 건강이 안 좋아 방역작업에 함께 할 수 없지만 작은 정성이나마 전달하고 싶다”며 15만원을 기부했다.

10일 오전에도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노인이 10만원이 든 봉투를 내밀며 “그동안 기초생활수급자로 도움만 받았는데 이번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분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성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코로나19로 방역에 어려움을 겪는 주민에게 사용될 예정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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