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논란’ 한국인 화장실 이용 막은 KLM, 고개 숙여 사과

‘인종차별 논란’ 한국인 화장실 이용 막은 KLM, 고개 숙여 사과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0-02-14 13:50
업데이트 2020-02-1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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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과 심려를 끼쳐 사과”
네덜란드 항공사인 KLM 항공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와 관련해 한국인에게 차별적인 행동을 했다는 논란이 벌어지자 고개 숙여 사과했다.

KLM은 14일 오전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기욤 글래스 사장은 사과문 낭독을 통해 “먼저 승무원 전용 화장실 운영 및 공지와 관련해 승객 여러분에게 불편과 심려를 끼친 데 대한 진심 어린 사과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승무원 전용 화장실 운영은 KLM의 정해진 정책은 아니다. 이러한 결정은 항공기 승무원에 의해 결정됐으며, 이에 대한 공지는 한글로만 안내됐다”라며 한국인 승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고발한 내용을 인정했다.

또한 글래스 사장은 “이것은 승무원 개인의 실수였으나, 결코 가볍지 않은 실수”라며 “진심으로 사과한다. 저희는 일부 승객을 차별적으로 대했다는 지적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거듭 사과했다.

KLM은 이번 사건을 본사 임원진에게 보고하고 내부적으로 경위 조사 중이며, 모든 승무원을 대상으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은 허가되지 않는다고 알렸다고 전했다.

글래스 사장은 “향후 인천으로부터 출발 및 도착하는 전 승무원 브리핑 시간을 통해 해당 내용을 강조할 것”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해당 항공기에 탑승해 불편을 겪은 승객 여러분과 정신적 피해를 겪었을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KLM, 한글로만 ‘승무원 전용 화장실’ 안내문…‘인종차별’ 논란 - KLM 측이 김씨의 항의를 받기 전 한글로만 쓰인 안내문(왼쪽)과 항의를 받은 뒤 영어문구를 추가로 적은 안내문(오른쪽). 2020.2.12. 승객 김씨 제공. 연합뉴스
KLM, 한글로만 ‘승무원 전용 화장실’ 안내문…‘인종차별’ 논란 - KLM 측이 김씨의 항의를 받기 전 한글로만 쓰인 안내문(왼쪽)과 항의를 받은 뒤 영어문구를 추가로 적은 안내문(오른쪽). 2020.2.12. 승객 김씨 제공. 연합뉴스
한글로 적힌 ‘승무원 전용 화장실’ 사진 찍자 지워달라 요구
앞서 12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KL855 항공편에 탑승한 승객 김모씨는 화장실 문에 한글로 쓰인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라는 안내문을 발견했다. 김모씨가 사진을 찍자 기내 부사무장은 사진 삭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탑승객이 왜 한국어로만 문구가 적혀 있느냐고 묻자 부사무장은 “잠재 코로나 보균자 고객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결정된 사항”이라고 답했고, 뒤늦게 영어 문구를 밑에 적어 넣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해당 탑승객은 이 같은 상황을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했고,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며 논란이 커졌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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