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보행광장 계획’ 전면 수정
세종문화회관 쪽 도로, 광장으로 확대월대 복원은 문화재청 조사 후에 결정
4월부터 집회 때도 양방향 버스 운행
시위 잦은 주말 8002번 버스 등 신설
밤샘집회 제한 담은 법안도 건의 예정
서울시가 지난해 1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발표한 지 1년여 만에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보행광장으로 만들려던 경복궁 앞 차도를 그대로 두기로 했다. 그래픽은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시위가 열려도 광장 우측으로 버스가 양방향 통행하는 모습. 서울시는 경찰과 협의해 오는 4월부터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시위가 열릴 때 모든 차로를 통제하지 않고, 동쪽 차도에 가변식 이동시설물을 설치해 차량 통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 제공
시는 경복궁 앞 월대(궁중 의식에 쓰이던 단) 복원은 문화재청 발굴조사 후에 결정하고, 사직로는 현재 노선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월대 복원은 당초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계획 중 핵심으로 꼽히는 부분이다. 시는 사직로를 광장으로 전환하고, 사직로와 율곡로를 이어 ‘U자’로 우회하는 도로를 계획했지만 교통 정체 심화로 인한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현재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 시는 이 같은 내용을 기존 공모 당선작인 ‘딥 서피스´ 설계자와 논의한 뒤 수정된 설계안을 다시 발표할 방침이다.
시는 또 광장 주변 집회·시위로 인한 교통 불편과 소음 대책도 내놨다. 4월부터는 집회·시위가 열리더라도 세종대로 동측 편도차로에 가변식 이동시설물로 중앙분리대를 설치해 양방향으로 버스 통행이 가능해진다. 주말에 집회·시위가 열려도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버스노선도 신설·변경한다. 상명대→경복궁역→필운대로→자하문로→상명대 노선으로 운행하는 8002번 버스를 신설한다. 숭례문에서 삼청공원까지 운행하는 종로11번 마을버스는 삼청동 입구가 통제될 경우 안국역 방향으로 노선을 변경한다.
시는 시민소통 결과를 인용해 전면 보행광장에 70.3%가 공감했다면서도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으며, 2차 시민대토론회에 참석한 65%가 세종문화회관 쪽 도로를 광장으로 만드는 ‘서측 편측광장´을 단기 추진 방안으로 선호했다고 밝혔다.
시는 집회·시위나 행사로 인한 교통 불편과 소음 대책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컸다며 자정부터 해가 뜨기 전까지 옥외 집회·시위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10조 개정안과 집회·시위 금지 장소에 맹학교 등 특수학교도 포함시키는 집시법 11조 개정안을 건의하기로 했다. 앞서 헌법재판소가 집시법 10조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하면서 입법 공백 상태가 됐고, 사실상 24시간 집회가 가능한 상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20-02-14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