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시, 아프리카 돼지열병 공포에도 신바람 나는 흥타령춤축제 강행

충남 천안시, 아프리카 돼지열병 공포에도 신바람 나는 흥타령춤축제 강행

이천열 기자
이천열 기자
입력 2019-09-30 11:10
업데이트 2019-09-30 11:1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대법원의 시장 당선무효형 심사 착수, 위협적인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엄습에도 신바람 나는 흥타령춤축제’

국내 최대 양돈지역 충남에서도 두번째 규모(25만 마리)를 자랑하는 천안시에서 지난 주말 이 같은 혼돈스러운 광경이 동시에 벌어졌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충남을 덮치면 국내 양돈산업 자체가 풍비박산 날 위기에 빠지자 충남 홍성군은 물론 천안과 인접한 경기 안성도 줄줄이 축제를 취소했지만 천안시는 버젓이 축제를 강행했다.
이미지 확대
전국이 아프리카 돼지열병 공포에 휩싸여 있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충남 두번째 양돈 규모를 자랑하는 천안시는 신바람 나는 흥타령춤축제를 강행했다. 천안시 제공
전국이 아프리카 돼지열병 공포에 휩싸여 있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충남 두번째 양돈 규모를 자랑하는 천안시는 신바람 나는 흥타령춤축제를 강행했다. 천안시 제공
천안시는 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펼쳐진 제16회 천안흥타령춤축제 관람객이 지난해 120만명을 웃도는 123만명에 이르러 성공적이었다고 30일 자랑했다. 축제비용으로 예산 27억원이 투입됐다.

흥겨운 춤과 노래가 펼쳐지던 시간, 경기 강화도는 돼지를 전량 살처분하고 홍성과 경기 양주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 신고가 잇따르며 급격한 확산 양상을 보여 공포에 휩싸였다. 축제가 열리던 천안삼거리공원 등과 가까운 시내 축사에서 농민들은 돼지우리를 소독하느라 땀을 흘렸고, 성환읍과 병천면 소독시설은 오가는 차량에 연신 소독약을 뿌리며 신경을 바짝 곤두세웠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경로 등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핵심 창궐지인 경기 주민들은 축제장을 들락거렸지만 정작 시민인 천안 양돈 농민은 금족령이 내려졌다. 축제장에 ‘양돈농가 축제장 출입금지’라고 쓴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축제를 취소나 연기하지 않으면서 다같이 즐기는 축제에서 그들은 철저히 이방인이 됐다.
이미지 확대
전국이 아프리카 돼지열병 공포에 휩싸여 있는 데도 충남 천안시가 흥타령춤축제를 취소나 연기하지 않고 강행하면서 정작 시민인 천안 양돈 농민들에게 금족령을 내리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천안시 제공
전국이 아프리카 돼지열병 공포에 휩싸여 있는 데도 충남 천안시가 흥타령춤축제를 취소나 연기하지 않고 강행하면서 정작 시민인 천안 양돈 농민들에게 금족령을 내리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천안시 제공
그 즈음 천안 정가에 당선무효 위기에 몰린 구본영 천안시장에 대한 대법원 심리가 착수됐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구 시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800만원에 추징금 2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2014년 5월 천안 두정동 모 음식점에서 김모 전 천안시체육회 상임부회장으로부터 현금 2000만원이 든 가방을 받아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지난해 지방선거 전부터 수사를 받아온 구 시장은 취임 후에도 발목이 잡혀 시정에 적잖은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도희 천안시의원은 “구 시장이 재판에 신경을 쓰느라 하이닉스 유치 실패 등 적잖은 시정 차질이 있었다”며 “시장이 물러날 위기에 있고,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닦쳐오고 있는 마당에 100만명 이상이 왔다갔다 하는 축제를 연 것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시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준비해 놓은 축제여서 취소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