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선’이라더니 ‘상자’도 못봐…“코인은 전 대표의 일”

‘보물선’이라더니 ‘상자’도 못봐…“코인은 전 대표의 일”

김주연 기자
김주연 기자
입력 2018-07-26 14:32
업데이트 2018-07-2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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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갑판에서 상자를 보지 못했습니다.” - 더글라스 비숍 잠수정 파일럿

“제일제강 인수는 신일그룹과 관련이 없고, 싱가포르 신일그룹이나 (코인을 발행한)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는 전 대표인 류상미씨 개인의 일이다.” - 최용석 신일그룹 신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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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기자간담회에서 최용석 신일그룹 대표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 7. 26.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기자간담회에서 최용석 신일그룹 대표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 7. 26.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150조원 상당의 보물이 실린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던 신일그룹은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모든 의혹과 연관된 류상미 신일그룹 전 대표는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류 전 대표와 함께 제일제강 지분을 인수한 최용석 신임 대표가 자리에 나왔다.

최 대표는 “오늘부터 대표직을 맡기로 했다”며 “최대주주가 될 제일제강은 인양에 관여할 계획이 없고, 신일그룹(신일해양기술)이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인양 작업을 계속하겠다”고 말했지만, 쏟아지는 질문에 진땀을 흘리다 약속한 시간이 끝나자마자 10여분간 기자들과 ‘추격전’까지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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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기자간담회에서 최용석 신일그룹 대표이사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8. 7. 26.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기자간담회에서 최용석 신일그룹 대표이사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8. 7. 26.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이날 최 대표와 신일그룹 관계자들은 그동안 불거진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며 선을 그었다. 최 대표는 “신일골드코인은 류상미씨와 인척 관계인 유지범씨가 출원해 발행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유지범씨가 세운 싱가포르 신일그룹과는 이름이 비슷할 뿐, 신일그룹은 암호화폐(가상화폐)에 대해 아는 바도, 관여한 바도 없다”고 말했다. 피해를 본 투자자들에 대해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 회사에서 탐사를 시작했지만, 류상미씨 등은 인양까지 업무적인 능력이 없고 코인을 발행한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물러났다”며 이내 말을 뒤집었다.

돈스코이호 탐사 취지에 대해서도 계속 말을 바꿨다. 최 대표는 기자회견 초반 “돈스코이호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위해서 탐사를 시작했다”고 말했지만, 뒤이어 “얼만큼 경제적 가치가 있는지 정확하게 말할 수 있지만, 문헌 등 내용을 봤을 때 이만한 사업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50조원에 대해서도 자신들이 사용한 표현이 아닌 “이전부터 돈스코이호에 대해 쓰이던 문구”라며 ‘사료’에 따르면 “(금은) 시세로 환산하면 약 10조원을 예상하고 인양비용은 300억원, 발굴 보증금은 수억원 미만일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잠수 15분 만에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돈스코이호 탐사’ 영상을 공개했지만, 어디에도 ‘보물이 담긴 상자’는 보이지 않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신일그룹 측은 “이번에 돈스코이호에서 매우 의미있는 물건이 보관돼 있어 보이는 여러개 상자 묶음을 육안으로 봤고, 알렌 탐사전문가와 제프리 잠수정 조정사가 직접 확인했다”고 밝힌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날 현장에서 탐사에 참여한 더글라스 비숍 잠수정 파일럿은 “갑판에서 철제로 된 상자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갑판을 모두 확인하지 못했고, 있다면 안에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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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기자간담회에서 최용석 신일그룹 대표이사장이 시계를 보고 있다. 2018. 7. 26.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기자간담회에서 최용석 신일그룹 대표이사장이 시계를 보고 있다. 2018. 7. 26.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기자회견이 끝난 뒤 ‘도주’한 최 대표는 “다른 일정 때문에 먼저 나간 것”이라며 “류상미씨와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 씨피에이파트너스(CPA PARTNERS)를 통해 언론과 대응하겠다”며 자리를 떴다. 씨피에이파트너스케이알 주식회사의 등기부등본에는 “블록체인, 가상화폐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으로 사업목적을 밝히고 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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