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영사관앞 소녀상, 한일 위안부 합의 폐기 신호탄”

“日영사관앞 소녀상, 한일 위안부 합의 폐기 신호탄”

입력 2016-12-30 18:32
업데이트 2016-12-3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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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그토록 바라던 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을 본 김미진 부산우리겨레하나 운영위원장의 얼굴엔 눈물과 웃음이 함께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년간 ‘미래세대가 세우는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의 중심에서 활동해왔다.

그는 “시민의 힘으로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을 건립한 것은 지난해 한일 위안부 합의를 무효로 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일본 정부는 한일 위안부 합의를 통해 위안부 할머니들을 두 번 죽였다”며 “진정한 사죄와 배상은커녕 10억 엔을 대가로 서울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을 철거하려 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일본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세워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을 철거하려는 욕심을 부리는 일본에 본때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김 위원장은 “추진위에 많은 시민단체와 대학생, 시민이 모인 것은 일본의 야욕에 분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소녀상 건립이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고 비뚤어진 역사를 바로잡았다는 점에서 후대 세대에게 좋은 메시지가 될 것 같다”며 “1인 시위와 지지 서명, 모금으로 소녀상 건립에 참여한 시민들이 없었다면 소녀상 설치는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28일 동구청의 소녀상 강제철거 이후 동구청에 항의전화 등으로 의견을 표출해주신 시민의 힘이 소녀상을 제 자리에 다시 설치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이었다”고 덧붙였다.

28일 경찰에 둘러싸인 채 소녀상을 지키던 농성자들이 구청 직원에게 끌려 나올 때가 가장 힘들었다는 김 위원장은 “연신 ‘미안하다’,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리던 여자 공무원을 잊을 수가 없다”며 “왜 우리 민족끼리 이렇게 싸워야 하는지 슬펐다”고 말했다.

그는 “소녀상 건립은 시작일 뿐”이라며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를 시작으로 박근혜 정부의 적폐를 하나씩 바로잡기 위해 시민과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구청의 소녀상 강제철거 때 마지막으로 남아 연행된 지은주(46·여) 씨는 “끌려나갈 때는 정말 소녀상과 같이 죽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며 “국민과 촛불의 힘으로 소녀상을 세울 수 있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지 씨는 “의지와 상관없이 지시에 따라 강제철거에 동원돼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동구청 공무원들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1년이 곧 소녀상’이었을 만큼 소녀상 건립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대학생 김주연(22) 씨는 “많은 시민이 노력과 정성으로 힘들게 설치한 소녀상은 우리 모두의 것”이라며 “앞으로도 소녀상이 철거되지 않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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