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표, 삼성물산 합병에 소극적 간부에게 ‘그만두라’ 요구

문형표, 삼성물산 합병에 소극적 간부에게 ‘그만두라’ 요구

김서연 기자
입력 2016-12-30 14:24
업데이트 2016-12-30 14:2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수의 입은 문형표
수의 입은 문형표 28일 오전 2시에 긴급체포된 문형표(가운데)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날 오후 수의를 입고 마스크를 쓴 채 교도관 손에 이끌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실로 조사를 받으러 들어가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소극적이었던 간부에게 ‘그만두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당시 복지부 실·국장급 간부로 근무한 인사들을 조사하던 중 ‘문 전 장관이 산하기관인 국민연금관리공단(이하 국민연금)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 결정을 끌어내는 데 소극적인 간부에게 퇴진을 요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검찰 등에 따르면 문 전 장관은 삼성물산 합병 직후 복지부 실장 A씨를 불러 노골적으로 그만둘 것을 요구했다. 청와대를 언급하는 문 전 장관의 말에 A씨는 청와대 입김이 작용했음을 직감하고 사표를 내고 물러났다.

A씨는 국민연금의 투자손실을 우려하며 합병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인사로 알려졌다. 이러한 문 전 장관의 A씨 해임 관여는 그가 합병에서 단순 지시를 넘어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정황이 확인된 것이다.

특검은 지난 28일 문 전 장관을 긴급 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동안 합병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그는 특검 조사를 받던 중 ‘합병에 찬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특검은 문 전 장관의 부당 행위가 합병 지시 이행에 소극적 간부를 해임하는 데 그치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은 문 전 장관에게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와 함께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의 위증 혐의를 적용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많이 본 뉴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