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금괴 밀수’…수법은 고전·규모는 대형화

급증하는 ‘금괴 밀수’…수법은 고전·규모는 대형화

입력 2016-12-29 09:50
수정 2016-12-2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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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밀수입 2014년 44억→작년 91억→올해 300억 이상

최근 해외에서 이른바 ‘골드바’로 불리는 금괴를 대량으로 밀수입한 국제조직이 잇따라 수사당국에 적발됐다.

이런 조직은 특수제작 조끼를 이용하거나 해상에서 금괴를 빼돌리는 등 과거에 유행한 범행 수법을 여전히 쓰고 있지만, 밀수입 규모는 갈수록 커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29일 관세청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극성을 부린 금 밀수입은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국제 금시세가 크게 떨어진 2008년부터 3년간 주춤했다가 2011년 이후 다시 늘기 시작했다.

세계금융위기 전인 2007년 적발된 금 밀수입 규모는 총 332억 원(10건)이었으나 2008년 1억 원(2건), 2009년 1억 원(4건)으로 급감했다. 2010년에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보통 국내 금시세가 국제 시세보다 높을 때 금 밀수입 범죄가 급증한다. 해외에서 싼값에 금을 사서 관세 3%와 부가세 10%를 내지 않고 몰래 국내로 들여와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시세가 국내와 해외가 역전된 상황에서는 오히려 밀수출이 늘어난다. 2007년 한 건도 없던 금 밀수출 규모는 2008년 52억 원(52건)으로 크게 늘더니, 2010년 586억 원(7건)으로 폭증했다.

미국의 양적 완화로 세계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자 다시 등장한 금 밀수입은 2011년 1억 원(4건), 2012년 11억 원(8건), 2013년 186억 원(23건), 2014년 44억 원(26건), 지난해 91억 원(99건)으로 그 규모가 점차 커졌다.

올해에도 12월 중순까지 금 밀수입 규모가 최소 3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밀수입만 따졌을 때 2007년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해 적발 건수는 크게 줄었지만, 범죄 규모는 3배가량 늘었다. 이는 금 밀수가 조직적으로 이뤄지며 대형화했기 때문이다. 대부분 소형 금이 아닌 금괴 형태로 밀반입됐다.

최근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정기 화물 여객선을 이용한 국제조직은 200억 원 상당의 금괴 423㎏을 1년여간 밀수입했다.

앞서 이달 초에도 이들과 유사한 수법으로 국제 여객선을 이용, 시가 66억원 상당의 금괴 150㎏가량을 중국에서 인천항으로 밀수입한 국제조직이 검찰에 적발된 바 있다.

범행 규모는 대형화하는 추세지만 이들 조직은 과거 많이 썼던 범행 수법으로 여전히 금괴를 밀수입하고 있다.

여객선을 이용한 두 국제조직 모두 예전에 밀수범들이 흔히 쓰던 특수조끼를 제작해 1㎏짜리 금괴를 한 번에 40개가량 담아 인천항으로 들여왔다.

또 올해 3월 인천세관에 적발된 기업형 밀수 조직은 화객선 사무장을 범행에 가담시켜 금괴 30㎏을 해상에 투하한 뒤 낚싯배로 수거해 밀수입했다.

이런 범행 수법은 2002년 금괴 76Kg을 공해 상에서 건네받아 9t급 소형 어선으로 밀수입했다가 세관 당국에 적발된 밀수 조직이 사용한 수법과 똑같다.

관세청 관계자는 “2010년 이후 신체에 숨겨 들여오는 신종 수법에 대한 단속이 강화하자 다시 고전적인 수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한다”며 “금 밀수입 범죄가 대형화하는 추세에 맞춰 공항과 항만 보안 검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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