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지역별 평균 강수량 4∼10배 비 쏟아져”
22일 전국 곳곳에 12월 평균 강수량의 4∼10배가 넘는 최대 1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항공기 운항이 차질을 빚고 어선이 좌초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기상청에 따르면 21일 오후부터 22일 오전 7시까지 부산 127㎜, 경기도 의정부 61㎜, 강원도 속초 65㎜, 전남 광양 81.5㎜의 비가 쏟아졌다.
특히 부산·경남 일대에는 호우주의보가 발령되며 초속 8m 이상의 바람을 동반한 100㎜ 이상의 비가 집중적으로 내렸다.
이번 비는 기상청 관측이래 12월에 내린 비로는 매우 이례적으로 많은 비를 뿌렸다.
1981년부터 지난해까지 12월 지역별 평균 강수량은 서울 6.5㎜, 광주 9㎜, 부산 22.8㎜에 그쳤다.
평균 강수량과 비교했을 때 최소 4배에서 많게는 10배까지 비가 내린 것이다.
특히 부산기상청의 경우 1904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12월 하순에 내린 비로는 최대 많은 비가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12월 전체를 통틀어서는 2012년 100㎜ 넘는 비가 한차례 온 적 있다.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이번 폭우는 최근 따뜻한 날씨와 무관하지 않다”면서 “찬 공기가 우리나라를 거치지 않고 북쪽에서 대만, 일본을 통해 내려가면서 한반도에는 봄철 같은 포근한 날씨가 이어졌는데, 남서쪽에서 따뜻한 수증기를 한껏 머금은 저기압이 발달하면서 봄철 같은 폭우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곳곳에서 비 피해도 잇따랐다.
부산 김해공항에는 타이베이에서 출발해 오전 6시10분 도착 예정이던 제주항공 7C2654 편이 결항하는 등 모두 6편의 항공기가 결항했고 오전 11시까지 100여 편의 국제·국내선 항공기가 지연되고 있다.
김해공항 항무통제실의 한 관계자는 “현재 바람이 잦아들어 오전 10시부터 항공기가 정상운영 되고 있다”면서 “연결편 항공기 지연으로 지연항공편은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선박이 좌초되고 바닷길이 끊어지기도 했다.
이날 0시 25분께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검은여 앞 해상에서는 경남 사천 선적 유자망어선 J호(29t·승선원 8명)가 풍랑을 피해 닻을 내리려다가 좌초됐다.
해경과 소방당국은 궂은 날씨 탓에 구조에 애를 먹다가 오전 2시 25분께 승선원 8명을 전원 구조했다. 승선원들은 저체온증 등을 호소해 병원 진료를 받았으며, 상태는 양호한 편으로 알려졌다.
제주에서는 오전 중 소형 여객선과 도항선 운항이 모두 통제됐다가 풀렸고, 인천에서도 백령도와 연평도 등을 잇는 8개 항로의 여객선 8척의 운항이 한때 통제됐다.
침수 피해와 도로 통제도 잇따랐다. 이날 새벽 하상도로인 부산 동래구 온천동 세병교와 연안교 하부도로, 사상구 강변대로, 백양대로, 동서고가로 주례 램프 일대에 물이 들어차 차량통행이 금지됐다.
부산소방안전본부에는 “공영주차장에 물이 찼다”, “하수구가 역류했다”, “간판이 낙하했다”는 신고가 10여건 접수됐다.
경남 양산과 거제지역도 각각 주택 1채가 물에 잠겼고, 고성에서는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침수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