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질환 6명·의심 판정 10여명… 신청사 완공까지 일부 부서 이전
최근 암질환자가 집단 발병한 경기 의왕경찰서에서 암질환자 1명이 추가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의왕경찰서에서 발생한 암질환자는 모두 6명으로 늘어났다. 또 서울신문 보도<11월 17일자 11면> 이후 실시된 긴급 건강검진에서는 직원 10여명이 질환의심 판정으로 정밀검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21일 의왕경찰서에 따르면 의왕경찰서 A파출소 B소장이 최근 암질환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B소장은 최근 경찰병원에서 개인적으로 받은 검진에서 비인두암 판정을 받아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고 있다. B소장은 1년간 경찰서에서 근무하다 지난 1월 A파출소로 발령을 받았다.
의왕경찰서에서는 2010년 10월부터 최근까지 3명이 대장암과 부신암·간암 등으로, 1명은 원인 모를 질병으로 사망했다. 올해 들어서는 2명이 구강암과 침샘암으로 투명 중이며 또 다른 1명은 천식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청이 경찰병원 의료진을 보내 지난달 22~23일 이틀간 전 직원 222명을 긴급 검진한 결과 10여명이 질환 의심 판정을 받아 정밀검사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개인정보 및 사생활 보호 등 때문에 정확한 병명은 알려 줄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서 직원들은 경찰서에서 불과 50여m 떨어진 아스콘 공장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대기오염 물질을 발병 원인으로 지목한다. 아스콘 공장에서는 하루에 600~1000t의 아스콘을 생산한다. 이때 발생하는 악취와 대기오염물질이 바람을 타고 경찰서 건물 속으로 들어오면서 직원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아스콘 공장 가동 시 불완전 연소 등으로 발생하는 다핵방향족화합물(PAHs)에는 ‘벤조피렌’(1급) 등 발암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직원들의 불안감이 가중됨에 따라 신청사가 완공될 때까지 옛 고천동 주민센터로 임시 이전하기로 의왕시와 합의했다. 이전 대상은 악취 피해가 가장 심각한 청사 1층(형사과, 수사과 등) 전체와 2층(경무과 등) 일부 부서로 23일부터 이전에 들어간다.
경찰 관계자는 “신청사는 내년 6월쯤 완공될 예정이지만 직원들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전 직원을 상대로 의견을 물은 결과 80% 이상이 청사 조기 이전을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2016-12-22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