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학원비 때문에”…경찰관 부인이 보이스피싱 조직 가담

“애들 학원비 때문에”…경찰관 부인이 보이스피싱 조직 가담

입력 2016-12-18 11:42
업데이트 2016-12-1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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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사기 피해액 수억원 송금 ‘인출책’…긴급 체포

현직 경찰관의 부인이 무려 1년간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의 인출책 노릇을 하다가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이 여성은 자녀의 학원비를 벌기 위해 범죄의 유혹에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A(50·여)씨를 긴급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올 1월부터 최근까지 1년 동안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고 수십차례에 걸쳐 3억5천만원을 인출해 송금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건당 약 10만원씩의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돈도 없고 애들 학원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라도 하려고 하다가 그랬다”고 진술했다.

인터넷에서 아르바이트를 찾다가 보이스피싱 조직의 구인광고를 보고 연락해 범행에 가담하게 됐다는 것.

심지어 A씨는 남편이 현직 경찰관으로 근무하는데도 돈을 인출해 무통장 입금하는 간단한 업무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단 점 때문에 1년간이나 범행에서 손을 떼지 못했다.

경찰은 A씨의 남편 B 경위가 A씨의 범행 사실에 대해서는 사전에 알지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에 이용될 것으로 우려되는 체크카드가 퀵서비스로 전달된다는 첩보를 입수해 충북 청주지역 버스터미널에서 며칠 동안 잠복해 A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보이스피싱 수법이 교묘해지면서 범죄에 이용되는 통장이나 카드를 운반하는 전달책들의 활동 방식도 수사망을 피해 점점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대출 사기 수법에 속아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더 이상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기북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서민 피해 예방을 위한 보이스피싱 전담수사팀을 운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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