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단골병원장 비자 특혜받고 朴대통령 중동 순방 때 ‘극비 동행’

최순실 단골병원장 비자 특혜받고 朴대통령 중동 순방 때 ‘극비 동행’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16-12-01 22:54
업데이트 2016-12-01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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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해외의료과장 전화 받고 김영재 부부 중동 비자 발급 도와

보건복지부가 최순실씨의 단골 성형외과 원장인 김영재씨 부부에게 특혜를 준 사실을 인정했다. 김 원장 부부는 지난해 3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 극비리에 동행했으며, 당시 복지부는 김 원장 부부가 중동 비자를 빨리 발급받을 수 있도록 사우디 현지 한국대사관에 직접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1일 “당시 정모 해외의료진출지원과장이 누군가로부터 요청을 받고 직접 김 원장 부부의 중동 비자 발급을 도와줬다”고 밝혔다. 그러나 “요청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정 과장이) 얘기하지 않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당사자인 정 과장은 확인 요청에 “통상적인 일이었다”고 말하고는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 지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일단 정 과장에게 전화를 걸어온 인물이 김 원장이나 김 원장 부인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복지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일면식 없는 민간업체나 의료기관이 협조 요청을 한다고 정부 기관이 들어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복지부를 압박할 수 있는 청와대 등 외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보고라인에 있었던 복지부의 고위 관계자들은 전화를 걸어온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 “보고받지 못했다”며 일제히 함구했다.

김 원장 부부가 복지부로부터 비자 협조 외에 다른 특혜도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른 국가와 달리 중동의 의료 산업은 중동의 왕족이 관리하고 있어 정부의 도움 없이 자력으로 유력자와 만나기 어렵다.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에 따르면 성형 시술용 리프팅 실을 만드는 업체 ‘와이제이콥스’ 대표인 김 원장 부인은 지난해 서 원장을 만나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유력자와 만나 좋은 계약을 했다”며 서울대에 실 납품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비자 발급을 도와준 것 외에 다른 것은 지원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와이제이콥스는 지난해 3월 중동 순방에 비공개로 동행하고서, 명단에 공식적으로 이름을 올리고 같은 해 4월(남미)과 9월(중국), 올해 5월(아프리카, 프랑스) 순방에 따라나섰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6-12-0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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