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달아 몰아친 옆파도에 배 전복” 순식간에 사라진 만선의 꿈

“연달아 몰아친 옆파도에 배 전복” 순식간에 사라진 만선의 꿈

입력 2016-11-27 13:50
업데이트 2016-11-2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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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722㎞ 항해 출항 9일째 사고…가족들 “돌아올 것” 희망

동중국해에서 전복된 서귀포선적 갈치잡이 어선인 M호(29t·근해연승)는 3m 높이의 파도가 어선 옆부분을 연달아 쳐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 서귀포해양경비안전서는 전복된 M호의 생존 선원 이모(57·서귀포시)씨가 “그물을 내리던 중 파도가 어선 옆을 1차례 쳐 휘청거린 뒤 재차 같은 곳을 2차례 파도에 맞아 어선이 뒤집혔다”고 진술했다고 27일 밝혔다.

M호는 지난 18일 오전 8시 50분께 갈치잡이를 위해 서귀포항을 출항했다. 입항 예정은 내달 31일로, 40여일간의 긴 조업에 나섰다.

평균 속도 10∼12노트로 남서쪽으로 기수를 잡고 722㎞ 꼬박 항해해 이틀만인 20일께 갈치 어장이 형성된 동중국해에 도달했다.

중국 윈저우 동쪽 220㎞ 부근인 이곳은 이 시기에도 평균 수온이 24도로 따뜻해 일본 대마도 인근과 같이 갈치들이 많이 몰렸다.

만선의 꿈을 안고 출항한 지 9일째, 공해상에서 조업을 시작한지 일주일째인 26일 오후 8시대 파도가 높게 일더니 바람도 강해졌다.

당시 남동풍이 10∼14m로 불고 2∼3m의 높은 파도가 일고 있었다.

갈치를 잡기 위해 당일 늦은 오후 밤 시간대에도 갑판에 있던 선원 9명이 그물을 바다에 투망하던 순간 어선 옆으로 높은 파도가 쳤다.

이내 어선이 휘청거리더니 뒤이어 파도가 두 차례 더 몰아치면서 어선이 뒤집혔다.

생존 선원 이씨 등 5명은 다행히 구명조끼를 착용해 배가 뒤집힌 직후 인근 어선에 의해 구조됐다.

그러나 전복사고 직전 조타실에 있던 선장 유모(48·서귀포시)씨와 선원 안모(47·〃)씨는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다. 다른 실종 선원 3명도 구명조끼 착용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안씨는 다행히 바다에 둥둥 떠다니던 중국어선 부표를 부여잡고 버티며 남동쪽으로 10㎞ 떠밀려갔다가 극적으로 다른 어선에 발견돼 구조됐다. 사고 발생 5시간 30여분 뒤인 27일 오전 2시 10분께다.

서귀포해경 관계자는 “사고 해역의 수온이 높아 안씨가 저체온증 등에 시달리지 않고도 오래 버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경은 초계기로 사고 해역을 수색하는 한편, 3천t급 경비함정 등 3척을 사고 해역에 보내 실종 상태에 있는 선장 유씨 등 4명을 찾고 있다. 실종 선원 중에는 중국인 가오 모(38)씨도 있다.

중국 해상수구중심센터와 대만 해안순방서 함정과 헬기 등도 현장에 투입됐다.

서귀포항 부근에는 이날 사고 소식을 들은 실종 선원 가족과 관계자 등 20여명이 발을 동동 구르며 추가 구조 소식에 귀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사고 이후 생존자 추가 구조 소식이 알려지면서 나머지 실종자들도 무사히 구조될 것이라는 희망의 끊을 놓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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