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제5차 촛불집회에서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100만 시민들의 촛불 물결이 성난 민심처럼 거세게 일렁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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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두꺼운 패딩 등 방한복을 입었고, 목도리를 착용했다. 여성들은 어그 부츠를, 남성들은 등산화를 신은 경우가 많았다. 추위 속에서도 시민들은 장갑을 낀 손으로 양초 촛불이나 LED 촛불을 들었다. 몇몇 시민은 첫 눈을 ‘하야 눈’이라고 표현했다.
김모(51)씨는 “춥다. 하지만 추워도 나오고 싶었다”며 “춥다고 촛불이 줄어드는 것을 궁궐에 숨어 바랄텐데 추워도 더 크게 퇴진을 외치겠다고”고 말했다. 그는 “백성을 추위에 떨게 내몰고 따뜻한 곳에 앉아 있는 것은 대통령의 자세가 아니다”고 했다.
최종완(67)씨는 “갑자기 추워져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저녁 때는 눈이 그쳤다”며 “이 정도 추위쯤 아무렇지도 않고 박 대통령만 퇴진하면 바랄 게 없다”고 전했다. 조미희(44·여)씨는 “오후 2시쯤 도착해서 눈도 다 맞고 있었지만 몸보다 마음이 더 춥다”며 “박 대통령을 구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제5차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어묵 등 포장마차의 따뜻한 음식으로 몸을 녹이며 박근헤 대통령 퇴진을 위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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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오후 3시 30분 쯤 새마을금고 광화문 본점 근처에서 한 상인이 따뜻한 물을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는 “여기까지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따뜻한 물 드시고 가세요. 제 걱정은 마세요. 제가 할 수 있은 방법으로 촛불시위에 동참하려고 마음 먹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화장실을 열어두었다며 시민들에게 알리는 상인들도 있었다.
[서울포토] ‘여기까지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법원이 청와대 200m 거리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행진을 허락한 가운데 26일 새마을금고 광화문본점 인근 커피숍에서 촛불집회 참가자들에게 물을 나눠주고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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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법원은 청와대 200m 거리의 집회를 처음으로 허용하면서 집회는 오후 5시, 행진은 오후 5시 30분까지로 제한했다. 이는 예상 일몰시간(오후 5시 15분)을 고려한 처분이다. 이에 따라 오후 6시 경찰은 경복궁 앞 율곡로를 기준으로 북쪽으로 시민들이 들어서지 못하게 차벽을 설치했다. 하지만 100여명의 시민들이 해산을 거부하며 갈등을 빚기도 했다.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제5차 촛불시위에 “바람이 불면 촛불이 꺼진다”는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에 ‘반격’하듯 LED촛불이 등장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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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