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만마리 살처분 2년전 악몽 현실화되나…충북 AI확산 조짐

180만마리 살처분 2년전 악몽 현실화되나…충북 AI확산 조짐

입력 2016-11-20 16:14
업데이트 2016-11-20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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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청주 7곳 추가 의심증세…발병은 안한 진천도 안심 못 해

충북에서 2년 전인 180만 마리의 오리와 닭을 살처분했던 ‘조류인플루엔자(AI) 악몽’이 되살아날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16일 AI가 발병한 음성군 맹동면 인근 농가뿐 아니라 청주에서도 의심 농가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20일 충북도 AI·구제역 방역대책 상황실에 따르면 첫 AI가 발생한 뒤 인근 지역의 일제검사에서 4개 농장의 오리가 양성 반응이나 의심증세를 보여 정밀검사를 벌이고 있다.

이날 오전에도 최초 발생농가에서 1.2㎞가량 떨어진 맹동면 2개 농가에서 오리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앞서 지난 19일에는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의 한 농가에서 오리 집단 폐사 신고가 접수됐다.

AI가 음성군 맹동면 지역에 머물지 않고 광범위하게 퍼졌을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실제 올해 AI가 퍼지는 양상이 오리와 닭을 초토화했던 2014년과 지난해와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다.

2014년에는 1월 27일 진천군 이월면의 한 오리 농가에서 AI가 처음 발생한 뒤 인근 지역에서 AI 양성 반응을 보이는 농가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하다 음성군 전체로 번졌다. 그 뒤 AI는 88일간 이어지면서 증평군과 청주지역까지 AI가 퍼졌다.

그 결과 109개 농가 180만9천 마리의 오리와 닭 등 가금류가 살처분됐다.

지난해도 2월 21일 맹동면의 오리 농가에서 AI 양성 반응이 나온 뒤 진천지역으로 번져 58일간 이어졌고, 42개 농가 70만9천 마리를 살처분했다.

올해는 다행히 현재까지 진천에서는 AI 감염 농가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맹동면을 중심으로 한 음성군과 진천군에 가금류 농가들이 밀집돼 있어 AI가 지난해와 2014년과 비슷한 상황을 연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올해 AI 첫 발생농가 반경 10㎞에는 283개 농가에 283만 마리의 가금류가 사육되고 있다. 반경 10㎞는 방역 당국이 AI가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예찰 지역으로 지정해 방역대로 운영하는 범위다.

특히 오리는 AI에 감염돼도 곧바로 폐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잠복기를 거친다. 오리의 AI 잠복 기간은 짧게는 3일에서 최장 20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AI 바이러스가 잠복했을 수 있는 위험 대상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AI가 발생한 진천군의 방역 당국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진천군 관계자는 “음성에서 AI 의심증상이 발견된 뒤 반경 10㎞에 있는 오리 농가 28곳을 대상으로 일제검사를 벌이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AI 양성을 보인 농가는 없다”며 “그러나 상황이 갑자기 어떻게 변할지 몰라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천군은 가금류 농가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고 가금류 농장에 대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또 오리 농가에는 서둘러 출하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축사를 비워 AI가 발생할 가능성을 줄이자는 의도다.

3년째 AI의 공포를 경험하고 있는 이들 지역 농가들 역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진천군의 한 오리사육 농민은 “맹동면 AI를 보면 남 일 같지 않다”며 “소독을 강화하고 있지만, 우리 농장에도 언제 어떻게 AI 바이러스가 번져 자식 같이 키운 오리를 땅에 묻어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한다”고 한숨을 지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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