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 작품 위조 또 다른 일당 검거

이우환 작품 위조 또 다른 일당 검거

강신 기자
강신 기자
입력 2016-11-15 22:56
업데이트 2016-11-15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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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작 압수품 13점 중 6점 제작

이우환(80) 화백의 작품을 위조해 판매한 또 다른 일당이 검거됐다. 이들은 앞서 경찰이 이 화백의 위작으로 보고 압수했던 13점 가운데 6점을 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화백은 13점을 모두 자신이 그렸다고 주장했지만, 아직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 화백의 대표작 시리즈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 등 40여점을 위조해 유통한 혐의(사서명위조·위조사서명행사 등)로 화가 박모(56)씨와 김모(56)·구모(44·여)씨 부부를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화백의 작품 55점을 위조해 유통한 혐의로 지난 5월과 7월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현모(66)씨 일당과는 별개 조직이다.

이로써 경찰은 화랑가에서 압수했던 위작 13점 중 10점의 출처가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앞서 구속된 현씨 일당이 4점을, 이번에 구속된 박씨 일당이 6점을 위조했다. 남은 3점은 수사 중이다.

●인사동 화랑 등에 팔아 총 29억 챙겨

경찰에 따르면 유통책인 김씨 부부의 의뢰로 박씨는 2012년 11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이 화백의 작품 40여점을 위조했다. 이 작품들은 서울 종로구 인사동 A화랑을 통해 팔렸고, 김씨 부부는 총 29억원을 받아 3억원을 박씨에게 준 뒤 나머지는 자신들이 챙겼다.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 이후 박씨에게 위작을 그리도록 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기존 압수품과 비교한 결과 물감 성분이 일치했고, 박씨가 김씨 부부에게서 돈을 받은 은행 거래 내역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반짝이는 진품과 비슷한 느낌을 내려고 파란색 염료에 흰색 돌가루를 섞고, 물감이 흘러내리는 것을 막으려고 본드를 혼합했다. 각목을 캔버스 위에 자처럼 올려놓고 점과 선을 비뚤어짐 없이 그렸다. 서명은 도록에 있는 것을 보고 연습한 뒤 캔버스 뒷면에 유성펜으로 그렸다. 하지만 전문가가 보면 한눈에 위작을 판독할 수 있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박씨가 위조한 6점 가운데 1점의 뒷면에서 캔버스가 2005년에 생산됐다는 표시를 새로 찾아냈다. 지난 6월 경찰의 의뢰로 이 화백이 육안으로 13점을 확인했을 때 양측 모두 몰랐던 부분이다. 진품은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반에 그렸다.

●이 화백, 진품 증명할 옛 도록 못 찾아

이 화백은 13점이 진품임을 증명하기 위해 옛 도록을 찾겠다고 한 바 있다. 이 화백 변호인단의 서명수 변호사는 “너무 오래된 작품이고 워낙 작품이 많아 도록을 찾는 데 실패했다”며 “이 화백의 입장이 정리되는 대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6-11-1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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