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운영비를 도박·유흥에 ‘흥청망청’ 쓴 고대 대학원생

연구실 운영비를 도박·유흥에 ‘흥청망청’ 쓴 고대 대학원생

입력 2016-10-09 10:31
업데이트 2016-10-0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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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관리하는 대학원 연구실 운영비를 훔쳐 도박·유흥비로 쓴 대학원생이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대학원 연구실 운영비와 졸업생 모임회비를 가로챈 혐의(업무상 횡령·절도)로 대학원생 H(27)씨와 공범 김모(24)씨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고려대 대학원 박사과정이자 연구실 선임 조교인 H씨는 인터넷 게임으로 알게 된 김씨와 짜고 올해 7월 29일부터 8월 29일까지 학교 연구실 운영비 5천만원을 17차례에 걸쳐 인출해 탕진한 혐의를 받는다.

대학교 연구실 운영비는 교수 명의의 통장으로 발급되지만 통상 관리를 연구실 선임 조교가 맡는다.

이들은 이 돈으로 일명 ‘사다리’로 불리는 인터넷 도박을 하거나 룸살롱을 출입하고 렌트비가 월 600만원인 고급 승용차를 운행하는 등 유흥비로 썼다.

지난달 14일에는 이 돈을 만회하려고 김씨에게 연구실 문 비밀번호 등을 가르쳐주고 지도교수가 관리하는 졸업생모임 회비 카드를 훔치도록 해 3천80만원을 인출, 이 돈을 인터넷 도박에 썼다.

이 회비는 졸업생 120명이 스승의 날이나 지도교수 퇴직 등 행사를 할 때 쓰려고 매월 1만원씩 약 3년에 걸쳐 모은 돈인 것으로 드러났다.

H씨는 연구실 운영비가 없어진 것을 알게 된 교수와 함께 태연히 경찰서까지 와서 통장의 돈을 누가 훔쳐갔다며 신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폐쇄회로(CC)TV와 휴대전화 등에서 증거를 입수한 경찰에 19시간만에 검거되자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공범인 김씨는 절도·사기 등 전과 4범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비밀번호를 단번에 입력하는 등 인출 과정이 짧은 것으로 보아 내부자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해 빠른 검거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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