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보육’ 시행 석달…학부모 불만 ‘부글부글’

‘맞춤형 보육’ 시행 석달…학부모 불만 ‘부글부글’

입력 2016-09-29 10:57
업데이트 2016-09-2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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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에서 종일반이어도 오후 6시 이후에는 못 봐준다고 대놓고 말해요.”

한 학부모가 정부의 맞춤형 보육 시행 석달을 맞아 최근의 부산의 한 시민단체가 실시한 설문지에 남긴 말이다.

또 다른 학부모는 “‘시간제 보육’이 결과적으로 종일반 아이도 엄마도 불안하게 하고, 선생님들의 고용불안까지. 이래서 어떻게 아이들을 믿고 맡기나요”라고 토로했다.

부산참보육을 위한 학부모연대는 최근 영유아 부모 178명을 대상으로 정부의 맞춤형 보육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이 같은 의견을 받았다고 29일 밝혔다.

올해 7월 1일에 시작한 맞춤형 보육은 부모의 취업형태에 따라 종일반(12시간)과 맞춤반(6시간)으로 나눠 보육시설을 이용하게 하고 정부지원금을 차등지급하는 제도다.

종일반은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다.

맞춤반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인데, 해당 시간대 전후로 월 15시간 한도로 긴급보육바우처를 쓸 수 있다.

전체 설문 응답자 중에서 맞춤형 보육 대상자는 60명(종일반 41명, 맞춤반 19명)이었다.

이들 중 23.3%인 14명은 보육시설에서 종일반 이용을 권유하거나 강요했다고 답했다.

종일반 만족도 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불만을 드러냈다. ‘불만족’ 15명(36.3%), ‘매우불만족’ 9명(21.9%)이었다.

불만족의 이유로, ‘등하원 시간이 달라지지 않아서’가 39.1%로 가장 많았고, ‘보육 내용은 변하지 않고 불필요한 절차가 생겨서’(23.4%), ‘늦게까지 보육시설에 있는 아이들의 정서적 외로움, 눈치 그대로’(18.8%) 등이었다.

맞춤반 만족도도 ‘불만족’ 4명(21.1%)과 ‘매우불만족’ 6명(31.6%)으로 종일반 만족도와 비슷했다.

맞춤반 이용시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는 ‘육아 및 가사노동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정책이라서’가 36.4%로 가장 높았고 ‘하원시간이 빨라서’가 34.2%였다.

이번 설문 전체 응답자 중 86%인 153명이 현행정책을 폐기하고 현실과 수요자의 요구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참보육을 위한 학부모연대 등 부산의 10여개 단체는 이날 부산시청 앞에서 ‘맞춤형 보육정책 폐기와 국가 책임보육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발대식을 했다.

이들은 맞춤형 보육 과정 폐기를 위한 10만명 전국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토요일마다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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