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한 모친산소 찾다 길 잃은 70대…9시간 만에 구조

이장한 모친산소 찾다 길 잃은 70대…9시간 만에 구조

입력 2016-09-19 15:02
업데이트 2016-09-1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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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 넘어 20㎞ 걸어…건강 지장 없이 가족 품으로

이장한 모친산소를 찾다 산속에서 길을 잃은 70대 노인이 9시간 만에 구조됐다.

19일 홍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수년간 추석에 성묘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던 곽모(78) 할머니는 딸(55)과 함께 이장한 친정어머니 산소를 찾고자 18일 오전 11시께 홍천군 내면의 상뱃재에서 산에 올랐다.

원래 자리했던 산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장했다는 말을 듣고 산에 오른 곽 할머니 등은 갈림길에 맞닥뜨리자 흩어져 찾기로 했다.

그러나 할머니가 선택한 길은 해발 1천13m나 되는 불발령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할머니는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산소는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불발령 정상을 넘어 자운령으로 향했다.

할머니가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사이 날은 어두워졌다.

하산해 휴대전화로 연락을 주고받던 딸은 “내려오고 있다”는 할머니를 기다리다 오후 6시 30분께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일대 지리에 밝은 진인동 자운2리 이장과 함께 할머니 찾기에 나섰다.

경찰은 “간벌된 야산과 임도가 있다”는 할머니와의 통화를 토대로 백두대간 입구∼불발령∼운두령 구간 약 24㎞를 수색 중 오후 8시 10분께 할머니를 발견했다.

가족의 품에 돌아온 할머니는 산소를 찾지 못한 아쉬움과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맸던 두려움 탓인지 딸을 껴안고 한참 동안 굵은 눈물을 쏟아냈다.

발견 당시 기온은 14도로 쌀쌀한 날씨 속에 할머니는 약 20㎞를 걸은 데다 최근 심장 재수술도 받았으나 다행히 건강에는 지장이 없었다.

할머니를 발견한 내면파출소 소속 이기태 경위는 “할머니가 걸었던 길로 가면 12㎞는 더 가야 마을이 나온다”며 “휴대전화가 통신이 되지 않았다면 큰일 날 뻔했는데 무사히 가족 품에 돌아와 다행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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