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자금조달·주가관리 위해 회계사기…檢, CFO 기소

대우조선 자금조달·주가관리 위해 회계사기…檢, CFO 기소

입력 2016-07-14 14:58
업데이트 2016-07-1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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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5조7천억으로 증가…남상태 시절 회계사기도 계속 수사

대우조선해양은 경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일어나는 각종불이익을 피하려는 의도로 천문학적인 분식회계(회계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확인됐다. 드러난 회계사기 규모만 5조7천억원에 달한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고재호(구속) 전 사장 재임 시절 대우조선은 리먼브러더스 사태 등 세계적 경제 불황의 여파로 선박 수요가 급감하며 수주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계약가격을 낮춰 다수의 해양플랜트를 수주했다.

그러나 사업을 진행하면서 예상보다 원가가 계속 늘어나고, 대금 회수가 오래 지연돼 장기 매출채권의 규모가 증가했다. 돈을 벌기는커녕 손실만 쌓인 것이다.

이로 인해 매년 4월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체결한 MOU(양해각서)에서 정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지 못했다.

이런 경우 임직원 성과급 미지급은 물론 대표이사 사퇴, 구조조정까지 각종 불이익이 뒤따르게 된다. 금융기관 대출, 기업어음 발행 등 자금조달과 주가관리도 곤란해진다.

대우조선 측은 이런 상황을 우려해 손실을 숨기는 회계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고재호 전 사장과 공모해 회계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대우조선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 김모씨를 이날 구속기소했다.

적용된 혐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 위반, 주식회사 외부감사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이다.

수사에서 확인된 2012∼2014년 대우조선의 회계사기 규모는 5조7천억원으로, 애초 알려진 5조4천억원보다 다소 증가했다. 순 자산(자기자본) 규모가 5조7천억원, 영업이익 조작만 따지면 2조7천억원 가량이다.

검찰은 회계사 등 전문인력을 투입해 대우조선이 진행한 각종 프로젝트를 정밀 분석해 금액을 이같이 산정했다. 대우조선 회계담당 직원도 검증 작업에 참여했다.

일례로 2013년에는 8천453억원의 적자가 났으나 공시된 재무제표에는 4천242억원 흑자가 난 걸로 돼 있어 영업이익 1조2천695억원을 조작했다. 당시 실제 자기자본은 2조7천680억원이나 재무제표는 4조7천588억원으로 공시돼 1조9천907억원이 조작됐다.

대우조선 측은 애초 회계사기를 인정하지 않고 오류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수사를 통해 모두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재호 전 사장은 여전히 알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검찰은 대규모 회계사기가 경영진의 관여 없이는 불가능하며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자행됐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고 전 사장도 조만간 회계사기에 기반한 ‘사기 대출’과 ‘성과급 잔치’ 등을 혐의에 포함해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남상태 전 사장 재임 기간에도 회계사기 혐의가 있다고 파악한 검찰은 우선 경영 비리로 구속된 남 전 사장을 18일께 기소하고 회계사기 부분은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남 전 사장 시절 회계사기는 시작 시점과 액수 등을 정밀하게 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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