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 살인’ 피의자 김학봉 “밥 사먹으려고 범행”

‘수락산 살인’ 피의자 김학봉 “밥 사먹으려고 범행”

입력 2016-06-03 09:23
업데이트 2016-06-0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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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검증서 이름·얼굴 공개…뉘우치는 기색없이 현장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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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락산 살인’ 피의자 다시 현장에…
’수락산 살인’ 피의자 다시 현장에… ’수락산 살인’ 피의자 김학봉씨가 현장검증을 위해 3일 오전 서울 수락산 등산로 범행 현장에 서 있다.
연합뉴스
‘수락산 살인’ 피의자인 김학봉(61)씨가 돈을 뺏으려다 60대 여성을 살해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시인했다.

3일 서울 노원경찰서에 따르면 김씨는 전날 “배가 고파서 밥이라도 사먹으려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경찰은 60대 여성 배와 어깨에 난 자상은 얕지만, 목의 자상이 깊은 것에 의문을 갖고 집중적으로 추궁한 끝에 이런 진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돈을 뺏고자 피해자 배와 어깨를 흉기로 쿡쿡 찌르면서 위협했으나 피해자가 소리를 지르자 죽였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김씨가 과도를 산 이유가 ‘강도하기 위해서’라며 앞서 ‘사람을 죽이기 위해’라고 한 진술을 번복했다”며 “‘사람만 죽이는 게 말이 되냐’고도 했다”고 전했다.

김씨가 조현병 진단을 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병원에 진단했듯이, 넷째 누나도 김씨가 ‘환청이 들린다’ 얘기했다고 진술했다”며 “그러나 우리가 조사할 때는 환청이 들린다는 등의 얘기는 김씨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첫 조사에서 “산에서 처음 만난 사람을 죽이려 했다”고 말해 이번 범행이 ‘묻지마 살인’이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경찰은 강도살인 전과가 있는 김씨가 이번에도 강도를 하려다 피해자를 죽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수사해왔다.

김씨는 이날 현장검증에 앞서 피해자 유족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담담한 표정을 유지한 김씨는 범행 동기와 처음 보는 사람을 죽이려 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으나 “피해자 주머니를 뒤진 적이 있고,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서 경찰조사 때 2명을 죽이려 했다고 진술한 것은 “홧김에 말한 것”이라며 부인했다.

현장검증에서는 신상공개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김씨의 얼굴과 이름이 공개됐다.

김씨는 범행 현장으로 이어지는 수락산 등산로 입구에 내려 경찰 50여명의 호위를 받으며 산에 올랐다.

김씨가 현장에 도착하자 기다리던 유족들은 “강도살인으로 감옥에서 15년을 산 김씨가 어떻게 여기에 있을 수 있느냐”며 “김씨는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꼭 사형시켜야 한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피해자 딸과 동생 등은 눈물을 흘리며 주저앉았다. 피해자 남편은 옆에 있던 나무 막대기를 들고 김씨에게 다가가려다가 경찰에 저지당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김씨는 고개를 숙이지 않고 뉘우치는 기색도 없이 담담하게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백경흠 노원서 형사과장은 “김씨가 피해자 주머니를 만지는 등 강도 혐의를 둘 수 있는 행동을 자신이 진술한대로 재연했다”며 “보강 수사 후 8일 송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씨는 지난달 29일 서울 수락산 등산로에서 6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구속영장은 살인 혐의로 신청했으나 8일 송치 때는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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