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부산 도심 대로변에서 여성 2명을 각목으로 때린 ‘묻지마 폭행’ 사건의 피의자가 범행 동기에 대해 입을 열었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26일 피의자 김모(52)씨가 이날 “생활고로 힘들었다. 거리에 사람들이 마귀에 씌어서 망상에 빠진 사람이 쫙 깔려있어서 때렸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전날 오후 부산 동래구 명륜동의 한 증권사 앞 인도에서 갑자기 길이 1ｍ, 지름 10㎝의 가로수를 지지하는 각목을 뽑아 마주오던 정모(78)씨의 머리를 향해 야구 배트를 휘두르듯 가격했다. 이어 김씨는 20ｍ를 이동한 뒤 우연히 옆을 지나가던 서모(22·여)씨의 머리를 각목으로 강타했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2000년 정신장애 3급 판정을 받고 기초생활수급자로 동래구의 지원을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김씨는 최근 정신장애 관련 병원진단서를 구청에 제출하지 않아서 정신장애 판정을 갱신하지 못했다. 그래서 김씨는 생계급여(40여만원)·장애수당(3만원) 대상자에서 제외돼 지난해 7월부터 월 11만원의 주거급여만 받아오면서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경찰에 “주민센터로부터 생계급여가 중단됐다는 사실을 알고 통장을 찢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때부터 김 씨가 생활비가 없자 생필품을 훔치는 등 각종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