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광수-김승환 부부가 기자회견에서 법원의 동선혼 불허 결정에 대한 불복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조 감독과 김 대표는 26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동성혼을 인정해달라는 소송을 냈다가 각하 결정을 받은 것에 대해 “오늘 항고할 것이며 법원이 귀를 열고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가정의 달에 이런 결정이 나와서 유감”이라며 “(동성혼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처음 나왔으니 이제 진짜 소송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조 감독은 “여전히 사법부가 대한민국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것 같다”며 “여론을 보면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사람 비율이 상당하다. 현명한 판단을 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두 사람은 2013년 9월 결혼식을 올리고서 그 해 12월 서대문구에 혼인신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서대문구는 “동성간 혼인은 민법에서 일컫는 부부로서의 합의로 볼 수 없어 무효”라는 취지로 신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두 사람은 은 2014년 5월 서울서부지법에 불복신청을 냈다. 법원은 전날 “입법적 조치가 없는 현행 법체계 하에서 법률해석론만으로 ‘동성간의 결합’이 ‘혼인’으로 허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며 각하 결정했다.
김조 감독과 김 대표 변호인단의 조숙현 변호사는 “편견과 차별로 인해 인정받지 못하는 소수자를 보호해야 하는 게 사법부의 역할”이라며 “(이번 결정은) 입법부에 책임을 미루는 것이며 사법부의 제 역할을 다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변호사는 이어 “이번 결정에서 법원은 법률적으로 동성 간의 혼인이 인정돼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며 “한 발짝 나아간 부분에 대해서는 (법원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이날 서울가정법원에 여성 동성애 커플 1쌍과 남성 동성애 커플 1쌍의 동성혼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앞으로 한 커플이 각하 결정을 받을 때마다 2배수 이상으로 소송 당사자를 늘려갈 계획이다.
기자회견에서 김조 감독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의무를 다하고 있는데 왜 단지 성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제도 밖으로 내몰려야 하는지 모르겠다. 도대체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인정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한동안 울먹거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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