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한통속’…KT&G 前사장에 명품시계 받은 前노조위원장

‘노사 한통속’…KT&G 前사장에 명품시계 받은 前노조위원장

입력 2016-05-18 12:13
업데이트 2016-05-18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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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재료 수입가격 부풀려 돈 챙긴 업체 대표들도 재판에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김석우 부장검사)는 노사관계 업무에서 사측 의견을 반영하는 대가로 KT&G 민영진 전 사장에게서 명품 시계를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전 노조위원장 전모(58)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전씨는 2010년 7월 러시아 모스크바 한 호텔 방에서 구조조정에 대한 노조의 반발을 무마하고 합의를 성사한 대가 등으로 민 전 사장으로부터 시가 약 4천500만원의 스위스제 ‘파텍 필립’ 시계 1개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2003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4선 노조위원장을 지낸 전씨는 당시 KT&G 공장 준공식 참석차 민 전 사장 등과 출장 중이었다.

민 전 사장은 2010년 2월 취임한 이후 조직개편, 인력감축을 추진했다. 노조는 사측이 명예퇴직제를 도입하려 하자 삭발식을 여는 등 크게 반발했으나 2010년 6월 조직개편과 명예퇴직제 도입에 노사가 전격 합의했다.

민씨는 이 사안 외에도 노사관계에서 사측 의견을 반영해달라며 전씨에게 자신이 외국 담배 유통상에게서 받은 시계를 준 것으로 조사됐다.

전씨는 2009년부터 2013년 말까지 건설회사 대표 김모(56)씨의 소개로 부동산 경매를 받아 시세차익 4억2천여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2008년부터 KT&G 발주공사를 맡은 김씨는 수주에 영향력을 행사해달라며 전씨에게 경매 물건을 소개하고 절차도 대신해줬다.

김씨는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건설업 면허 유지를 위해 필요한 직원 수를 충족하지 못해 다른 사람의 건설기술경력증 등을 빌려 사용한 혐의(국가기술자격법·건설기술진흥법 위반)도 있다.

한편, 검찰은 KT&G 담배 재료인 팁페이퍼(필터와 담뱃잎을 결합하는 종이) 원지 수입가격을 속여 부당 이득을 챙긴 업체 K사 대표 박모(53)씨, U사 회장 이모(76)씨, S사 대표 조모(66)씨를 각각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박씨는 협력사 관계자들과 함께 2007년부터 2014년까지 1억7천여만원을, 이씨와 조씨는 2007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1억8천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KT&G 측이 수입신고필증에 적힌 액수를 토대로 재료비를 산정해 4.41%의 이윤을 보장하는 점을 노려 수입 당시 할인받은 금액을 신고 가격에 반영하지 않는 수법으로 돈을 챙겼다. 할인받은 돈은 회사 계좌로 돌려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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