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 유기장소 물색하고도 시신 허술히 방치 ‘의문’

사흘간 유기장소 물색하고도 시신 허술히 방치 ‘의문’

입력 2016-05-16 16:34
수정 2016-05-1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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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18일 중국여성 살해범 현장검증 통해 구체적 조사

제주에 체류하는 중국 여성을 살해한 피의자가 시신을 대로변에서 멀지 않은 야초지에 그대로 유기한 것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사흘간 시신 유기장소를 물색한 것과는 거리가 먼 의외의 행동이기 때문이다. 시신을 유기한 인근지역을 다니며 4개월간 아무렇지 않게 관광안내사 일을 한 것도 또 다른 의문을 낳고 있다.

서귀포경찰서는 시신 발견 장소인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야초지에 중국인 피의자 S(33)씨가 혼자 시신을 유기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발견 당시 피해 중국여성인 A(23)씨의 시신은 나지막한 나무 아래에 머리 부위만 풀과 흙에 덮여 엎드려 누운 모습이었다.

봄철 고사리를 채취하던 나들이객이 쉽게 발견했을 정도로 시신은 매우 허술하게 방치돼 있었다.

해당 지역은 제주도 내에서 교통량이 가장 많은 서부권 연결도로인 평화로에서 직선으로 100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차 한 대가 다닐 수 있는 넓이의 시멘트 길도 나 있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다.

경찰 조사 결과, S씨는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제주시 외도동 골목길의 차 안에서 A씨를 살해한 후 시신 유기 장소를 찾으려고 3일간이나 시신을 차 트렁크에 실은 채 돌아다녔다.

S씨는 평화로를 따라 주변을 돌아다니다 샛길을 발견, 1월 2일 새벽 후미진 곳을 택해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관광안내사 일을 했던 S씨가 평화로 등 주요 도로를 파악하는 등 시신 유기장소에 대해 어느 정도 지리감이 있는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S씨는 시신을 유기한 장소가 인적이 드물어 시신이 발견되지 않을 것으로 느껴졌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시신 유기 이후 검거되기 전까지 단 한 번도 그 장소를 다시 찾아가지 않았다고도 했다.

경찰은 시신을 차량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으로 옮겨 암매장하는 통상적인 사례와는 달라 의문을 갖고 있다.

경찰은 S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18일 시신 유기 장소인 동광리 야초지 등 범행 현장에서 현장검증을 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S씨가 시신 유기를 하는 과정을 치밀하게 검증해 S씨의 진술에 논리적 모순점이 없는지를 살필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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