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선 세종대 교수 “과도한 학습은 청소년 정신·신체에 부정적 영향”
사교육 등 학교 밖에서 공부하는 시간이 학자들의 권장 시간보다 많은 학생은 성적은 높지만, 자아존중감이 떨어지고 스트레스와 공격성 지수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박현선 세종대 교수는 16일 전국의 초·중·고등학생 1천 명을 설문해 분석한 ‘아동균형생활시간 지표’ 연구논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지난해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설문을 의뢰해 분석한 이 논문에 따르면 학교 밖에서 ‘권장 공부시간’ 이상 학습하는 학생의 학업성적 지수는 3.41점으로 권장시간 안의 범위에서 학습하는 학생(3.25점)보다 높았다.
이들의 생활만족도는 2.78점, 주관적 삶의 수준 지수는 6.93점으로 권장시간 학습 학생(2.73점·6.76점)과 비교하면 0.06점, 0.17점씩 높았다.
그러나 자아존중감 지수는 2.93점으로 권장시간 학습 학생(2.96점)보다 낮게 나타났다.
학교 밖에서 사교육 등에 많은 시간을 사용하는 학생들이 성적은 높고, 생활수준도 좋지만 스스로만족하고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박 교수는 분석했다.
이들의 스트레스 지수(2.03점)와 공격성 지수(1.88점)도 권장시간 학습 학생보다 각각 0.01점, 0.03점 높았다. 과다한 사교육 등이 스트레스를 불러오고 공격적인 성향까지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우울 지수도 권장 공부시간 이상을 학습한 학생(1.79점)이 권장시간 학습 학생(1.74점)보다 0.05점 높아 과도한 학교 밖 학습이 청소년의 우울감 역시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기준으로 삼은 ‘권장 공부시간’은 국외 교육학자들이 권장하는 학습시간 기준에 과외·학원 등 사교육이 일반화한 한국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초등학생 30∼120분, 중학생 60∼150분, 고등학생 90∼180분 등이다.
박 교수는 “가정과 학원 등에서 과도한 학습에 시달리는 청소년이 정신·신체 발달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청소년이 지나친 사교육과 입시준비 등에 매몰되지 않도록 사회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17일 오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여는 아동복지포럼에서 이 논문을 발표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