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때려눕혀 ‘식물인간’ 만든 집주인에 유죄 확정… “정당방위 아냐”

도둑 때려눕혀 ‘식물인간’ 만든 집주인에 유죄 확정… “정당방위 아냐”

임효진 기자
입력 2016-05-12 13:59
업데이트 2016-05-1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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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때려눕혀 ‘식물인간’ 만든 집주인에 유죄 확정. 사진=연합뉴스TV 캡처
도둑 때려눕혀 ‘식물인간’ 만든 집주인에 유죄 확정.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자신의 집에 침입한 도둑에게 폭력을 행사에 식물인간으로 만든 집주인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집주인은 정당방위를 주장했지만 법원은 방어를 넘어선 공격행위로 판단했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12일 이른바 ‘도둑 뇌사’ 사건으로 기소된 최모(22)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최씨는 2014년 3월8일 오전 3시쯤 자신의 집 서랍장을 뒤지던 김모(당시 55세) 씨를 주먹으로 때려 넘어뜨린 뒤 도망가려는 김씨를 발로 차고 빨래건조대로 폭행해 뇌사에 빠뜨린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법상 집단·흉기등 상해)로 기소됐다.

의식불명 상태였던 김씨는 같은해 12월 25일 오전 4시쯤 강원도 원주시의 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폐렴으로 사망했다. 그러자 검찰은 항소심에서 공소장을 변경해 최씨에게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최씨는 절도범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정당방위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아무런 저항 없이 도망만 가려고 했던 피해자의 머리를 장시간 심하게 때려 사실상 식물인간 상태로 만든 행위는 절도범에 대한 방위행위로서 한도를 넘었다”고 판시했다.

2심도 “신체를 결박하는 등 더 적은 피해를 가하는 다른 수단을 강구하지 않은 채 의식을 잃을 때까지 때렸다”며 정당방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김씨가 최씨 집에 침입해 사건의 발단을 제공한 점 등을 감안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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