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정보는 어디?” 광고 글만 다닥다닥 지역 맘카페

“육아정보는 어디?” 광고 글만 다닥다닥 지역 맘카페

입력 2016-04-24 11:09
업데이트 2016-04-2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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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가 엄마들 모임인지, 광고 게시판인지 모르겠네요.”

대전에서 돌쟁이 아이를 키우는 A씨는 최근 지역 엄마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 들어가 돌잔치 업체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다 한 시간 만에 포기하고 말았다.

특정 식당을 노골적으로 홍보하는 글에서부터, 추천업체를 이용하면 할인해준다는 공지글까지 있어 ‘진짜’ 정보를 가려내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는 다른 업체의 주소를 노출하거나 홍보하는 것, 벼룩이나 교환 글도 삭제한다면서 카페 ‘친구업체’만 후원한다는 것이다.

회원 수가 8만여명을 넘는 지역 최대의 카페이지만 ‘육아 정보 교류’라는 본래의 취지에 맞지 않게 광고 글만 홍수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새 게시글은 이벤트, 공구, 체험 프로그램들 뿐이고 가끔 아이의 아토피 증세 등에 대해 묻는 상담 게시글에는 특정 제품의 후기를 쓴 광고성 댓글만 달린다.

지난 2월부터는 카페 회원을 대상으로 신용카드를 발급하고, 협력 업체를 이용하면 할인 혜택까지 주고 있다.

이처럼 지역맘 카페가 상업화되다 보니, 엄마들의 순수한 모임이 개인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2009년 6월 만들어져 1만3천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경기도 성남 판교지역의 한 맘카페는 최근 카페지기가 상업화 방침을 밝히면서 회원들의 반발을 샀다.

설립 당시 광고 글을 싣지 않는 ‘클린 카페’로 운영하겠다고 해 놓고 카페지기가 임의로 광고 글을 게시하겠다고 나선 것.

이에 항의한 회원들이 카페지기의 퇴진을 요구하자 상업화는 없던 일로 됐지만, 이를 계기로 카페지기의 권한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카페의 한 회원은 “카페의 규모가 커질수록 카페지기는 카페 밖에서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며 “카페지기가 판교에 사는 엄마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인식돼 정치인, 시장, 시의원 뿐만아니라 조그만 상점 주인에게까지도 VIP로 인식될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지역맘 카페에서 이뤄지는 협력업체 광고나 이벤트의 경우 매출의 일정 부분이 카페지기에 돌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엄마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카페인만큼, 개인의 사유물이 돼서는 안된다는 것이 회원들의 지적이다.

박모(37·여)씨는 “카페주인장이라고 해서 카페가 그의 사유재산은 아니지 않느냐”며 “회원들이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고, 정보를 교류하는 곳인 만큼 카페지기의 권한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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