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드시어 경보 해제…발 묶인 2만1천여명 속속 빠져나가
태풍급 강풍과 난기류로 인해 차질을 빚었던 제주의 항공기 운항이 하늘길이 열리며 완전히 정상화됐다.강풍과 난기류로 인해 제주의 항공기 운항이 이틀째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17일 오전 여행객들이 제주공항에서 국내선 출발 수속을 밟기 위해 길게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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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항공사는 정기편 220편과 임시편 51편을 동원해 승객들을 실어나르고 있다. 공급좌석은 정기편 220편이 4만 3천93석, 임시편 51편이 1만1천610석이다.
무더기 결항으로 제주에 발이 묶인 체류객은 항공사 예약승객을 기준으로 2만 1천555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도와 공항 측은 기상악화로 제주에 오지 못한 관광객들의 빈 좌석 등을 고려하면 정기편과 임시편으로 체류객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항공사의 안내를 받고 온 체류객들이 몰리면서 제주공항은 한동안 혼잡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저비용항공사들이 ‘선 결항편 승객의 우선탑승 원칙’에 따라 승객수송계획과 진행상황을 문자로 안내하면서 승객들은 지난 1월 폭설로 인한 대규모 결항사태 때와 같이 공항에서 밤을 지새우며 기다리는 불편을 겪지는 않았다.
앞서 강풍특보, 윈드시어(난기류) 특보, 뇌전특보가 동시 발효됐던 16일에는 제주 출발 136편, 도착 145편 등 항공편 총 281편이 결항했다.
지연 운항한 항공편도 수십 편에 달하며, 일부 항공기는 회항하기도 했다.
제주도와 제주지방항공청,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올해 초 ‘폭설 대란’ 후 공항 체류객 불편해결 지원을 위해 마련한 단계별 매뉴얼에 따라 경보 4단계(관심·주의·경계·심각) 중 ‘경계’ 경보를 발효하며 기민하게 대처했다.
‘경계’는 당일 출발 예정 항공편의 50% 이상 결항 또는 운항 중단이 예상되거나 청사 내 심야 체류객이 500명 이상 발생할 때 발효한다.
세 기관은 매뉴얼에 따라 공항공사 사무실에 종합상황실인 비정상운항대책반을 구성하고, 인근 숙박업소 안내, 공항 체류객에 대한 매트·모포·음료·간식 지원 등 불편 해소를 위한 충분한 조처를 했다.
제주공항기상대는 이날 10시를 기해 윈드시어 경보를 해제했고, 제주지방기상청은 오전 7시를 기해 제주 북부와 동부에 내려진 강풍경보를 강풍주의보로 낮췄다.
이틀간 제주도 기상 관측의 대표값인 지방기상청(북부)에서 측정된 순간 최대풍속은 태풍 내습 때와 맞먹는 정도인 초속 33.4m(성산)를 기록했다.
지점별 순간 최대 풍속은 이날 오전 6시 현재 제주 초속 24.9m, 서귀포 18.3m, 성산 22.3m, 선흘 25.0m, 성판악 22.3m 등이다.
강풍으로 인한 피해도 속출했다.
16일 오후 2시 2분께 제주시 한림읍의 한 도로에서는 신호등이 부러지고, 오후 2시 40분께 서귀포시 안덕면에서는 통신선 전신주가 부러지는 등 17일 오전 2시까지 시설물 피해 17건이 접수됐다.
빗줄기는 점차 약해지며 이날 0시를 기준으로 제주도 전역의 호우특보는 모두 해제됐다.
현재 제주 남쪽 먼바다에는 풍랑경보가, 제주도 모든 해상과 남해 서부 먼바다 등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해상 날씨 탓에 이날 한일레드펄호, 한일블루나래호, 퀸스타2호 등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여객선 일부 등이 결항했으며 도항선은 모두 통제됐다.
기상청은 “제주에 강풍·풍랑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돌풍이 부는 곳이 많겠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하고, 항해하거나 조업하는 선박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풍·풍랑특보는 이날 오후에는 해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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