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생 송씨, 교직원 사칭해 모의고사 학원 알아내

공시생 송씨, 교직원 사칭해 모의고사 학원 알아내

이민영 기자
이민영 기자
입력 2016-04-09 13:58
수정 2016-04-0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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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지 답안지 훔친 뒤 20여일 동안 공부했는데 전부는 못 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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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처 침입·성적조작’ 후 지하철 타는 공시생
‘인사처 침입·성적조작’ 후 지하철 타는 공시생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16층 인사혁신처 채용관리과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 시험 담당자 컴퓨터에 접속해 자신의 필기시험 성적을 조작하고 합격자 명단에 본인의 이름을 넣은 송모(26)씨가 범행 후 광화문역에 들어서는 모습이 담긴 CCTV 캡처. 2016.4.8 [경찰청 특수수사과] 연합뉴스.
인사혁신처에 침입해 공무원시험 성적과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혐의로 구속된 송모(26)씨가 지역인재 전형 응시자격을 얻기 위한 선발시험의 출제 학원을 알아보기 위해 교직원을 사칭한 것으로 밝혀졌다. 송씨는 지난 1월 10일 학원에 몰래 들어가 지역인재 전형 응시자격을 얻기 위한 선발시험에서 문제지와 답안지를 훔쳤고, 20여일간 이를 외운 후 23일에 선발시험을 치렀다.

경찰청 특수수사과 관계자는 9일 “대학에서 공직적격성심사(PSAT) 문제를 만들지 않고 모의고사 문제지를 구매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송씨가 인터넷 카페에서 알게된 출제 학원 5곳에 대학 교직원을 사칭해 일일이 전화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송씨는 재학 중인 제주의 모 대학이 서울 신림동 M 공무원학원의 모의고사를 선발고사로 사용한다는 점을 알고, 지난 1월 8일 서울로 올라와 학원 인근을 배회하다가 문제지가 2층 사무실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송씨는 1월 10일 낮 12시쯤 직원이 잠시 부재한 틈에 강의실로 들어가 문제지 1부와 답안지 2부를 훔쳤다. 경찰 관계자는 “학원 원장과 관계자들은 절취당한 사실을 전혀 몰랐고, 9일 늦은밤에 인쇄소에서 문제지를 가져와 강의실에 놨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원 원장 백씨는 “평소에는 다른 건물에 있는 창고에 문제지와 답안지를 보관하는데, 그날만 학원 강의실에 보관했다”고 해명했다.

송씨는 1월 23일 치러진 지역인재 7급 응시자를 선발하기 위한 대학 자체 선발 시험에서 3개 과목(상황판단·자료해석·언어논리) 평균 81.7점(총점 245점)을 받아 교내 응시자 30명 중 1등을 차지했고 전국 응시자 277명 중에서는 2등을 했다. 상황판단은 85점으로 전국 1위였고, 자료해석은 77.5점으로 전국 2위였다. 그러나 언어논리는 82.5점으로 전국 102위에 그치는 등 과목간 순위 편차가 컸다. 실제 지난달 5일 치른 본시험에서는 평균 45점밖에 얻지 못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송씨가 문제지를 훔친 뒤 20여일간 문제지와 답안지를 외웠는데, 너무 어려워 전부는 외우지 못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송씨는 3월 26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 자리한 인사처 채용관리과 사무실에 침입해 채용 담당자 컴퓨터에 접속해 자신의 시험 성적과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다음 주 초 사건을 마무리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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